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조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벤처의 특징은 소수 정예로 구성돼 있으며 각 구성원 간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고, 대기업과 차별화된 기술·제품·시장을 갖고 있으며, 내일의 성공을 위해 과감히 투자한다.
이들 벤처기업의 성공요인에 대해 여러가지 연구 결과가 있다. 그 중 한 학자가 창업자의 교육수준과 경영경험, 이전 사업의 업종유사성이 경영성과와 양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과, 기업의 초기자본이 성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벤처기업은 창업단계, 기술을 상품화하는 시장진입단계, 기술과 제품이 거래되는 초기성장단계, 외형이 커지는 규모성장단계, 신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제2 창업단계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친다. 제2 창업단계에 이르기 이전까지의 벤처기업은 모험을 하게 되며, 상당히 큰 위험을 내재하고 있고 외부적 환경요소인 우연과 운이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단계별로 자금 수요가 발생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벤처기업의 경우 이러한 자금 수요를 외부자원을 활용해 해결한다.
외부자원의 활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은 창업단계와 시장진입단계이며, 초기성장단계에서 외부자원의 활용이 용이할 경우 규모확대의 단계로의 진입까지의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외부자원의 활용 가능 시점은 대부분 초기성장단계 이후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외부자원을 갖고 있는 곳에서 찾는 벤처기업은 어느 정도 성공의 기미가 보이는 벤처기업이다.
하지만 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성공이 확실한 기업에 투자하는 보수적인 투자가 아니라 단계별로는 창업단계 및 시장진입단계에 해당하는 이제 막 시작하려는 위험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며 이는 벤처기업의 입장에서는 자금 수요에 부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적, 정신적 지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외부자원을 갖고 있는 곳에서 위험자산을 벤처기업에 공급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간접금융 특유의 최소한 원금의 회수를 보장받고자 하는 이른바 ‘풀텐드먼즈룰’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흔히 은행이 특징적으로 취하는 신중한 융자 규칙인 현금 회수 보장 방식을 기대하는 것은 앞서 말한 벤처기업의 특징인 ‘위험’한 곳에 투자하면서 위험성이 적은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이러한 괴리로 인하여 엉거주춤한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벤처기업은 기업 요소인 자본, 기술, 인력 중 자본이 빠져있는 형태의 기업군이다. 그래서 벤처기업의 성공 요건 중 하나는 다양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다. 자금의 조달 방법은 내부 증자, 정부 자금 또는 벤처캐피털을 활용하는 외부 증자,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융자가 보편적이다.
이 중 성장단계까지 현실적으로 가능한 조달방법은 외부 증자 즉,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선진경제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본집약적 산업구조로부터 지식기반경제로 발전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이를 위한 미래지향형 지식기반 기업에 육성의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시장의 벤처 실험에 성공한 미국의 경우 600개 이상의 벤처캐피털이 있으며 이들은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이용할 수 있는 특징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다.
반면 벤처 실험에 실패한 일본의 경우 실패의 원인을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에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출자를 하고 전통적인 금융기관 출신의 임원이 펀드를 운용함으로써 현금 회수 방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찾고 있다.
결론적으로 외부 자원을 가진 곳인 정부 또는 벤처캐피털은 창업단계 및 성장단계의 벤처기업에 과감한 조기 투자를 펼쳐야 한다. 특히 일정한 단계 기업별로 투자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서만 벤처기업이 자신의 성장 단계에 알맞은 외부 자원 지원을 용이하게 하는 구조가 이뤄질 것이다.
◆한부영 디오스텍 사장 hanboo@dios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