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텍·KTFT, 상반된 영업 행보 `시선`

통신서비스사업자의 단말기 제조 자회사인 SK텔레텍과 KTF테크놀로지스의 상반된 영업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텍은 소극적인 반면, KTF테크놀로지스는 보다 적극적인 태세다. 상반기 내내 삼성전자·팬택계열 등과 갈등 양상을 보여온 SK텔레텍은 연간 내수 물량 120만대를 채울 경우 쏟아질 대내외 시선이 부담스럽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지난 3분기까지 실적은 기대했던 것보다 부진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하게 영업을 독려하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상반된 행보=SK텔레텍이 지난 3분기까지 SK텔레콤에 공급한 ‘스카이’ 휴대폰은 모두 83만여대. 지난해의 81만대와 비교하면 약간 늘어났다. 지난 6월까지 번호이동성 시차제로 묶여 있었고 40일간의 영업정지를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상반기 매출과 순익도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면 120만대를 채우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KTF테크놀로지스의 경우는 좀 다르다. 같은 통신사업자의 자회사이기는 하지만 모회사가 지배적사업자가 아니고 내수 물량 또한 많지 않기 때문에 물량 제한이 없을 뿐더러 외부의 시선으로부터도 자유롭다. 하지만 모회사인 KTF가 클린경영을 선언한 상태여서 보조금 지원 등의 적극적인 영업은 여의치 않다. 따라서 연말 100만대 돌파를 위해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KTF테크놀로지스는 올 3분기까지 총 80만대 정도를 공급했다. 상반기까지 60만대 정도를 공급하면서 급피치를 올렸다. 번호이동성으로 SK텔레텍이 3분기 들어 적극 공세를 취하면서 2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3분기까지 모두 80만대 가량을 공급, 내수 첫 100만대 돌파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지 않는다 해도 20만대 가량은 업그레이드·번호이동 등의 요인으로 무난히 채울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SK텔레텍은 4분기 영업에 ‘올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20만대 내수제한 조치가 부담스럽고, 통신사업자의 자회사가 서비스를 바탕으로 제조업을 확대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다. 정통부가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진 법안 문제도 있고 단말기 빅3의 견제를 피해야 하는 사정도 있다. 내수 목표는 이미 채웠다. 한 마디로 표정 관리 차원의 영업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텍은 4분기 단말기 신규모델도 단 1개만 내놓을 예정이다.

 반면 KTF테크놀로지스는 상반기의 ‘눈부신’ 영업실적에 비해 하락폭이 커지는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적극성을 내보이고 있다. 현재 80만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20만대 정도만 공급하면 100만대를 채울 수 있다. 신규 단말기도 앞으로 3개 모델을 추가로 내놓을 방침이다. 송혜교를 내세운 TV광고도 시작했다. KTF테크놀로지스 측은 그러나 업그레이드 물량 소진, SK텔레콤의 번호이동성 드라이브 등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엄살’을 피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하튼 두 회사는 올해 번호이동성 특수를 만나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두 회사는 그러나 통신서비스사업자의 제조 자회사란 점 때문에 정부나 단말기 전문업체의 눈치를 봐야 하는 등 외부 요인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