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는 미래의 IT 세상을 여는 핵심 키다. 미래 사회에는 IT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와 휴대폰, 냉장고와 MP3 플레이어 등 각종 정보기기의 정보 교류가 자유롭게 되어 사람이 일일이 작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인간 친화적인 형태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같은 것을 가능케 하는 유비쿼터스의 핵심은 무엇인가. 3G를 넘어 4G로 넘어가는 통신기술인가, 아니면 휴대인터넷 같은 첨단 도구인가. 물론 이런 기술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통신환경을 바탕으로 한 상태에서 각종 정보가 각기 다른 형태의 정보통신기기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SW)가 제 역할을 못한다면 유비쿼터스는 한낱 꿈이 될 뿐이다.
굳이 유비쿼터스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SW의 발전이 우리가 IT강국으로 나가는 ‘핵심’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의 SW산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SW업체에 의존해 오고 있다. 이런 현상을 놓고 좋다 나쁘다는 식의 평면적인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최근 공개SW의 발전은 이런 의존현상에서 벗어나게 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공개SW는 SW 판매 때 소스도 함께 공개하여 사용자가 임의로 기능 등을 추가할 수 있게 되어 있다. SW 사용 환경이 복잡해지고 그에 따른 고객의 요구 사항도 다양해져 소스 공개 요구가 날로 더 커지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공개SW는 SW산업의 지각을 변동시키고 새로운 발전을 가능케 하는 핵심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리눅스는 공개SW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리눅스는 유닉스보다 가격이 평균 40%이상 싼 서버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등 IT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경제성이 탁월한 솔루션이다. 그런 까닭에 유닉스의 강자인 IBM·HP·SUN 등 선진기업들도 리눅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으며, 리눅스로 특화한 수많은 SW업체가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눅스는 특히 영어권이 아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일본·개발도상국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리눅스가 단순히 신규로 개발되는 시장이 아니라 향후 SW 플랫폼의 대세로 굳어진 듯 하다. 일본의 경우도 정부 차원에서 1000억원 이상을 들여 핵심 분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보통신부가 중심이 되어 공개SW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리눅스는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SW산업과 기업에 어떤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인가. 우선 SW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기업에 있어 리눅스는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의 유닉스나 윈도의 플랫폼은 이미 강자가 정해져 있어 이를 극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리눅스 분야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아직 절대강자가 없어 어떤 마켓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리눅스가 SW산업에서 커다란 물줄기가 되리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리눅스는 대다수의 기업과 개인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솔루션임에는 분명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고객이 믿고 채택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체계를 완비해야 하며 둘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리눅스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고 셋째,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 프로젝트에서 리눅스 채택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리눅스는 새로운 표준이다. 새로운 표준이기에 그만큼 중요하며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리눅스가 공개SW분야의 맏형으로서 국내 SW시장에 새로운 활력과 기회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
★김인 삼성SDS 사장 in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