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오롱-IBM 제휴 성공의 조건

 코오롱정보통신과 한국IBM의 전략적 제휴는 그 의미가 상당하다고 본다. 협력 내용과 방식에서 주목할 만하고 앞으로 기업 간 제휴에서 새 모델이 될 수 있기에 그렇다. 제휴 내용은 IBM의 서버와 스토리지를 코오롱정보통신이 국내에서 조립 생산해 공급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IBM은 각국에 완제품 형태로 서버를 공급해 왔다. 제품의 부품을 공급해 조립 생산하는 방식의 제휴는 미국·중국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라고 한다. 더욱이 IBM은 코오롱정보통신에 오는 2006년까지 총 400만달러에 달하는 마케팅비용을 제공하고 IBM의 영업 및 기술, 마케팅 노하우도 전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는 이번 하드웨어 부문의 협력 강화를 바탕으로 앞으로 생명공학, 디지털미디어, 무선통신(wireless) 등 첨단시장의 개척 및 진출에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키로 했다니 기대해 봄직한 일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정보통신은 내년 4월 조립 생산라인 가동을 목표로 서울 성수동 물류센터에 라인을 설치하거나 제3의 물류 및 생산 기지를 선정하는 두 가지 방법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같은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가 급속히 변화하는 기술경쟁과 기업 간 생존전략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성공적 상호 윈윈전략의 모델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가 기대처럼 높은 경영성과를 거두어야 이 같은 사례가 다른 업체나 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 이번 제휴는 같은 경쟁 서버업체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제휴는 기업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글로벌 경쟁시대를 사는 기업들이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하려면 경쟁기업보다 더 큰 고객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거나 고객 최우선의 경영을 하지 못하면 경쟁기업보다 앞설 수 없다. 따라서 상호 보완적 기능을 가진 기업들이 상호 윈윈차원에서 전략적 제휴를 하는 게 최근의 흐름이다. 기업이 고객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이나 제품품질·비용 등을 자력으로 부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두 업체의 이번 전략적 제휴는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제 두 업체는 성공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성공모델을 연구하고 이를 구현하는 데 상호 이견이 노출되지 않도록 서로 신뢰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가 어렵다. 일을 하다 보면 이견이 나타날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럴 때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처음 의욕적으로 출발한 기업 간 제휴도 시일이 지나면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호 인적교류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다른 기업경영방식이나 기업문화를 상호 인정해 서로 기업문화 차이로 인한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상대 기업의 강점을 배우고 나의 강점을 이전해 주는 상호 교환의 장이 돼야 한다. 두 업체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상 상호 취약점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두 업체는 경쟁기업의 이익이 자사의 손해라는 과거의 사고에서 벗어나 서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윈윈 전략에 전력 투구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은 결국 고객 최우선의 경영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두 업체가 새로운 고객지향적인 서비스 모델을 구축해 성공적 제휴의 본보기가 돼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