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국내통신장비 시장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다국적 기업이 소호(SOHO)와 소기업부문 영업을 강화하면서 국내 통신장비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심볼테크놀로지코리아·디-링크·시에나코리아 등 다국적기업들은 특정 분야 영업에만 치중,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으나 최근 소기업의 독자적인 네트워크 구축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최근 지사를 설립하고 채널조직을 강화하는 등 소호와 소기업 시장을 겨냥,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을 주도해온 거대 다국적기업의 공세에 맞서 새로운 시장 판도가 전개될 전망이다.
그동안 자동인식(AUTO-ID) 시장에 주력해 왔던 심볼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앤드루 태)는 ‘파트너 선택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영업조직 개편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넷뱅크와 총판 계약을 해 신세계I&C와 프리미엄 비즈니스 파트너 계약을 한 데 이어 현재 프리미어 솔루션 파트너 1개사를 새로 선정중이다. 또 현재 5개사의 파트너들과도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회사는 이번 파트너십 개편을 통해 그동안 주력 사업부문을 바코드 스캐너, 전자태그(RFID) 리더 등은 물론 무선랜 장비,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MSP)까지 확장해 중소기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한국에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기업(SMB)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디-링크(대표 김상현)도 지난달 국내 시장에 공식 지사를 오픈,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 회사는 지사 오픈과 함께 에이티케이 등과 새로운 총판 계약을 해 국내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디-링크는 세계 전역에 42개 지사와 87개 지역 오피스를 갖춘 디지털 홈네트워킹, 중소 기업용 통신장비 및 기업용 워크그룹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다. 유럽, 미국,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 솔루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소호 무선랜 통신부문에서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숨은 강자다.
현재 무선 홈 네트워크, 프린터 서버, 인터넷 카메라 제품을 중심으로 소호 및 중소기업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회사는 지사 설립을 계기로 통신사업자 시장과 케이블 모뎀 시장, 액세스 스위치 장비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업체들과의 공동 마케팅 및 기술교육, 전시회, 세미나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가는 한편 자체 콜센터와 AS센터를 설립, 고객 지원서비스도 늘려갈 예정이다.
또 한국내 파트너 및 국내 물량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국내 김포 지역에 자체 물류창고를 구축했으며, 모든 제품의 한글 지원 등 한국 시장의 특성상 맞춤형 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KT 광회선분배기(OXC)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된 시에나코리아(대표 이규환)도 그동안 국내 통신회사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형 DWDM·MSPP·ATM 등 일반 기업 대상 시장 비율을 늘려가기 위해 이 회사는 최근 새로운 파트너 영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유무선통신사업자 및 일반 기업 네트워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시에나 솔루션스 데이’를 개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네트워크업계 관계자는 “한국 네트워크 시장은 장기간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한국은 시장 규모는 물론, 상징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다양한 기업들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