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중인 두루넷의 공개입찰이 12월13일로 확정되면서 누가 인수자로 나설지 통신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8월 한 차례 유찰된 뒤 1년이 넘어서야 재매각이 결정된 만큼 당시 인수희망자였던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이 다시 나서 양자 경쟁구도가 재현될지 말들이 무성하다.
하나로는 매각공고 발표가 난 지난 22일 공개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혔고, 데이콤은 공식입장은 밝히지 않았으나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KT가 시장대응 차원에서, SK텔레콤이 유무선 결합서비스를 위해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시장지배적사업자라는 한계(KT)와 두루넷의 자가망이 30%선에 머문다는 점(SKT)이 각각의 취약점으로 작용,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관건은 매각가격. 내달 8일까지 인수희망자는 의향서를 제출하고 실사와 자료조사 등을 통해 매각가격을 잠정적으로 정하겠지만 지난해 유찰됐을 당시의 매각희망가(5000억원대)와 인수희망가(4000억원대)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하나로와 데이콤은 여전히 4000억원 이상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다 그 이상의 가격을 주고 인수한다면 되려 경영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관찰자 입장인 KT 역시 마찬가지. KT 한 임원은 “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두루넷 인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투자대비효과(ROI)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누가 가져가든 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선 두루넷 매각이 단순히 자금 경쟁이 아니라 통신시장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경쟁업체 임원은 “성장성은 극히 둔화되고 마케팅 비용만 늘고 있는 통신시장의 현 구조를 본다면 두루넷은 하루빨리 정리돼야 한다”면서 “상호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이 가져가야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