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영상서비스 휴대폰 산업 이끌 동력"

음성 통화료가 주된 수익원이었던 통신사업자들이 디지털 방송 및 영상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올린 미국 최대 무선통신 전시회인 ‘CTIA 와이어리스 IT & 엔터테인먼트 2004’에 모인 통신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향후 2년 이내에 디지털 영상 서비스가 차세대 휴대폰 산업을 이끌 동력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방송 수신기능을 탑재된 휴대폰을 비롯해 각종 서비스가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주요 업체 동향=이번 전시회에 대규모 부스를 설치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휴대폰용 디지털TV수신 칩을 선보였다. TI는 향후 2년내 전체 휴대폰 중 약 70%의 휴대폰에 디지털TV 수신 칩이 내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빌 크레닉 TI 무선 아키텍처 매니저는 “휴대폰 속의 TV는 통신사업자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에게도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T&T와이어리스와 스프린트는 휴대폰을 통해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콘텐츠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스프린트의 방송서비스는 1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린트의 TV 방송서비스의 한 달 요금은 10달러이며 5달러를 추가로 내면 CNN, 폭스 스포츠 등 프리미엄 채널도 볼 수 있다.

방송·영화·애니메이션 분야 콘텐츠 제공업체의 움직임도 관심을 끌고 있다.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은 기존의 방송 콘텐츠를 휴대폰에 적합한 영상 콘텐츠로 변환하는 ‘모비소즈(Mobisodes)’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월트 디즈니 인터넷 그룹(WDIG)은 모바일 영상 콘텐츠 제작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의 다양화 추세=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업체들의 기술 추이를 보면 통신 사업자들이 앞으로 디지털 방송은 물론 음악, 게임, 사진, 위치 추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휴대폰을 통해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무선 통신 속도의 향상은 통신사업자의 이러한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무선 통신의 속도는 광대역 인터넷의 속도와 거의 가까운 수준으로 디지털 TV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이 휴대폰을 통한 디지털 영상 서비스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다. 아메리칸 테크놀로지 리서치의 분석가인 알버트 린씨는 “통신 사업자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서비스가 감소 추세에 있는 음성 통화료 매출을 메꿀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버라이존의 경우 동영상 다운로드 이용 회수가 한 달 평균 900만 회에 달하지만 매출 비중은 4.5%에 지나지 않는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