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는 26일 지상파방송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MBC와 SBS의 재허가 추천을 보류, 방송의 공영성과 방송사간의 형평성이 새삼 도마위에 올랐다.
재허가 추천이 보류된 다른 지상파방송사들이 경영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지적받은 반면 두 방송사는 어떻게 큰 수익을 냈는 지, 어떻게 썼는 지가 각각 문제가 됐다.
MBC는 지난해 846억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KBS 당기순이익 288억원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방송위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공영방송인 MBC는 지상파방송 3사중 디지털 전환에 가장 적은 비용을 투자, 디지털화에 가장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사업에까지 손을 댄 공영방송이 정작 정부가 장려하는 디지털 전환 사업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SBS는 큰 수익을 내고도 창립자가 최초 방송국 허가 당시 약속한 세전이익의 15% 사회환원이 지켜지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SBS는 IMF 이전까지 15%를 문화재단에 출연했지만, 그 이후에는 주주사들의 반발과 신사옥 건립 비용 때문에 지켜지지 않았다. 방송위 심사에 앞서 SBS는 앞으로 10%를 환원하겠다고 밝혔었다.
결과적으로 SBS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디지털 전환엔 3사중 가장 앞섰다. 또 민영방송에게 준조세 격인 방송발전기금 출연 외에 별도로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라는 것은 신규투자를 포기하라는 조치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을 같은 잣대로 재단하는 게 무리라는 지적이다.
방송위 한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사의 수익이 많다면 사회 환원보다 당장 눈앞에 닥친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특히 지상파방송사가 꺼리는 고선명(HD)TV 프로그램 제작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