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로 예정된 ‘슈퍼컴퓨터 톱500 리스트’ 발표를 앞두고 SGI, IBM, NEC 등 컴퓨터 업체들이 치열한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슈퍼 컴퓨터 업체들은 최근 자사가 발표한 기종이 최고 속도를 낸다며 성능 과시에 나섰다. 이는 슈퍼컴퓨터가 국력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상황에서 최고 성능 제품으로 판명될 경우 판매 및 점유율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GI는 인텔의 아이태니엄2 프로세서를 채택한 자사의 슈퍼컴퓨터 ‘콜롬비아’가 42.7테라플롭스(1초당 약 47조회 연산)를 기록해 현재 나와 있는 슈퍼컴퓨터 가운데 최고 속도를 낸다고 주장했다. 인텔의 최고운영자(COO) 폴 오텔리니는 지난달 이 시스템이 최고 60테라플롭스까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공급돼 허리케인의 향후 5일간의 진로를 예측하는 등 시뮬레이션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
IBM은 최근 자사의 수퍼컴퓨터인 ‘블루진/엘(Blue Gene/L)’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처리속도 36.01테라플롭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IBM은 이와 함께 슈퍼컴퓨터 분야의 두 가지 핵심 기술인 ‘스칼라’와 ‘벡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슈퍼컴퓨터에 새로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IBM의 현 슈퍼컴퓨터들은 대부분 일반 목적으로 변형하기 쉬운 ‘스칼라’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여기에 성능면에서 스칼라보다 우수한 ‘벡터’ 기술을 자사의 새 슈퍼컴퓨터에 접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IBM은 ‘가상 벡터 아키텍처(Virtual Vector Architecture)’ 혹은 ‘비바(ViVA)’라 불리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지난 2002년 이후 슈퍼컴퓨터500 리스트의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는 NEC는 지난해 12월부터 ‘SX-8’ 기종을 내놓고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NEC는 최근 SX-8 기종이 연산 속도 65테라플롭스를 낸다고 발표해 경쟁사인 IBM이나 SGI보다 월등한 성능을 나타낸다고 주장하고 있다. NEC의 ‘SX-8’는 수학적 계산에 적합하다는 벡터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밖에 버지니아테크도 맥 기반 슈퍼컴퓨터 ‘시스템 X’를 개발, 공급중이다. 이 기종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슈퍼컴퓨터500 리스트에서 3위를 차지하는 개가를 올린 바 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