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터넷 기업에서 배우자’
한국의 인터넷비즈니스를 대표해온 주요 인터넷 기업들이 하반기들어 잇따라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며 고속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에 발표된 3분기 실적만 해도 대부문 적자로 돌아섰거나 흑자 상황이라할지라도 하락세 반전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구글과 야후, 그리고 MSN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글로벌 인터넷기업들은 엄청난 수익을 내며 시가총액이 수백억달러에 달할 만큼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고 기업이 기껏해야 10억달러 정도인 국내 상황과는 너무 판이한 것이다.
한국의 인터넷기업과 미국기업의 이런 차이는 어디서 기인하며, 또 대안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한국기업들의 고전을 관련 업계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자신들이 ‘시장을 개척해온 선구자’이며, ‘다른 나라 기업들이 자신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는 자만심에서 한발자욱도 더 나아가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자만심부터 버리라고 충고한다.
그런 다음 좁아터진 국내 시장에서의 ‘아귀 다툼’을 벗어나 더 넓은 기회가 널려 있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글로벌기업들의 성장과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바로 3대 인터넷기업으로 꼽혀지는 야후·구글·MS이다.
구글의 경우 이미 쟁쟁한 경쟁 업체들이 도처에 널려있는 상황에서 그 흔한 ‘검색엔진’하나로 전세계를 정복했다. 야후는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인터넷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한 인터넷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며, ‘돈 잘 버는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MSN은 외견상 MS의 인터넷 사업부에 불과하지만, MS의 막강한 세계 시장 장악력과 기술력, 윈도 운영체계는 인프라기반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제 미국·유럽 등 영어권 국가들을 정복한 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정복기’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권 부터 시장을 넓혀 나가려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과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번 기획시리즈 취재중 3사 관계자 모두에게 “한국 인터넷 기업들의 최대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공통된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랬더니 3사 모두 똑같은 대답이 나왔다. “막강한 브로드밴드 기반과 네티즌들의 열정이 최대 강점입니다”
이 대답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사업 전략, 서비스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자체 경쟁력 보다는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성장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고 세계 시장에서 이들 3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 기업을 배우려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이 세계 네티즌들을 매료시킨 원인과 전략은 무엇인가. 조장은 기자@전자신문,jech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글로벌 인터넷 3사 현황(3분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