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산업, 장밋빛 미래

 원격감시와 음성인식 등 제한적인 기능만을 제공했던 로봇이 점차 실생활에 가까운, 가전 제품같은 존재로 발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가들이 로봇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예견하고 있으며 앞으로 첨단 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와의 접목 등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05년 로봇 시장 규모가 50억달러로 2002년의 두배로 확대된 데 이어 2010년에는 170억달러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 주말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소비자 로봇 엑스포 ‘로보넥서스’에서도 공감할 수 있다. 이 전시회에는 1000파운드(약 453㎏)를 들어올리는 역도선수 로봇이나 스모 로봇, 춤을 추고 옆으로 회전도 하는 우주인 로봇 등 인간의 생활 모습과 더욱 유사한 로봇이 등장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대해 로봇 전문가들은 이제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발굴, 상용화를 통해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문턱에 도달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미 보안이나 아이들을 원격으로 모니터링 하는 정도의 로봇은 나와 있지만 여기에 사용자가 카메라나 스피커,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등을 추가해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MP3플레이어나 무선 키보드 및 모니터 등도 충분히 탑재 또는 장착 가능하다.

로봇 업체 중 가장 대중적이고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것이 로봇청소기 ‘룸바’를 만든 아이로봇이다. 아이로봇은 합리적인 가격, 청소를 대신해 준다는 단순한 목적을 내세워 100만대 이상 판매하며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잔디깎는 로봇이나 목욕탕 청소기, 창문청소 로봇 등 새로운 상품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로봇과 실리콘밸리와의 접목도 새로운 흐름 중 하나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엔지니어인 라이트씨는 “선의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로봇에 사용하고 인터넷까지 연결하는 등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을 로봇과 접목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주말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로보넥서스 전시회를 최근 퇴락의 길을 걷고 있는 세계 최대 컴퓨터 전시회인 ‘컴덱스’에 비유하며 로봇 산업의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스미스바니의 도날드 모건 금융설계사는 “최초의 소비자 대상 로봇전시회인 로보넥서스는 마치 1980년대 컴덱스와 분위기가 유사하다. 1980년대로 돌아간다면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누가 투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