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외자유치 애로

증자를 추진중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유일한 수단인 외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1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3∼4개 외국계 투자기관과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지급 보증 등의 무리한 요구로 외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31일 밝혔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월 AIG와의 투자협상이 백지화된 이후 여러 외국계 기관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정부의 일관성없는 방송정책과 방송정책에 대한 언론노조 등의 압력이 거센 우리나라 방송계 현실을 이유로 투자에 난색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최근 방송위원회가 지상파TV 재송신을 허용함에 따라 협상이 탄력을 받았지만, 투자자들이 여전히 투자 원금에 대한 지급 보증을 요구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지금까지 유치한 자금이 총 7000여억원으로 이중 절반 정도가 자본금이고 나머지 절반이 회사채 발행 등의 대여금이어서 자본금을 거의 소진했다”며, “나머지 3500억원 정도의 대여금으로 2006년까지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2006년까지의 운영자금은 자본이 아닌 대여금이어서 증자가 시급한 상황인데 국내 증자는 어렵고 외자 유치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해 1대 주주인 KT의 지급보증을 요구했지만 KT가 지분 투자에 대한 지급 보증을 거부했다. 지급 보증을 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지분 투자금액을 지급하면 투자 지분을 KT가 그대로 떠앉게 돼 국내 방송법의 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하게 된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세계 언론 황제로 유명한 루퍼트 머독의 스타TV와 투자협상을 추진했으나 언론노조 및 시민단체 등 국내 여론이 머독의 국내 방송진출을 극렬하게 반대해 무산됐다. 당시 스타TV는 국내 방송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했으며, 외신을 통해 한국 방송시장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스카이라이프는 AIG와 배타적 투자협상을 진행했으나, AIG가 지난 2월 케이블TV 업계와 지역방송사들의 견제가 심한 데다 지상파TV 재송신 제한, 방송법개정 지연, 지상파 디지털TV(DTV) 전송방식 논란 등으로 한국의 방송사업환경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결정을 취소했다.

스카이라이프 한 관계자는 “허용된 지상파TV 재송신 시행이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중에는 외자유치가 좀 더 쉬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