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미로같은 통로

용산전자상가는 국내 최대의 전자 전문 밀집단지다. 예전과 달리 지역별로 다양한 소매 형태의 전문점이 전국 곳곳에 생기긴 했어도 용산전자상가는 한국사회에서 독특한 전자 전문 전시장이자 신제품의 소개공간·물류거점·정보제공·교환공간으로서 타 지역 또는 다른 상업시설에서는 취급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전자부품 전문매장의 경우 용산전자상가의 면모는 더욱 더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집단적으로 형성된 상가를 통해 전국적으로 그리고 전세계로부터 소싱되고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전자부품 부문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많은 상인과 직원이 매일 아침 용산민자역사의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또한 용산전자상가를 방문하는 많은 고객이 지하철을 이용해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용산 지하철역이 최근 용산민자역사로 산뜻하게 변신하고 용산전자상가에는 새로운 전자상가가 등장했다. 그런데 용산전자상가의 식구로서 지역상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에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모두를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신설된 용산민자역사에서 용산 전자상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역사 외부의 출입구를 통해 역 주위를 반 바퀴 이상 빙 돌아 가야만 한다. 과거에는 용산전자상가로 가는 연결통로로 향하던 주출입구가 있어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던 것과는 달리 방향을 찾기 어렵다. 이와 같이 역사구조를 설계해 기존의 많은 사람이 이용하던 통행방식을 무시하고 불편을 초래하게 만든 의도가 무엇인지 상인뿐만 아니라 고객들도 궁금해하고 있다.

 용산민자역사는 분명히 사회적인 공공시설이고, 아울러 기존의 이용자들이 누리던 이용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설이다. 조속한 시일 안에 용산민자역사 및 관련 기관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과 전향적인 자세를 갖기를 요청한다. 한국전자유통산업의 메카인 용산전자상가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자신의 기능을 보다 충실히 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최정용 전자랜드 마케팅팀장 jychoy66@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