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특허 관련 법안을 두고 유럽이 시끌벅적하다.
유럽 의회가 SW 특허등록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 심의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자 관련 기업들의 단체인 유럽정보통신기술제조자협회(EICTA)가 반발하고 나섰다.
EICTA는 IBM·인텔·MS·노키아·필립스·SAP·지멘스·소니 등 50개의 다국적 기업과 32개의 산업 협의체를 대표하는 모임. EICTA는 유럽 의회 법률위원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 “유럽 의회는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의 특허권을 대부분 제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유럽의 연구개발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수천개의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EICTA는 유럽이 그동안 헬스케어·통신·휴대전화·자동차·항공·가전 등 분야에서 발휘해온 탁월한 역량과 리더십을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SW 특허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유럽은 표절행위의 천국이 되고 관련 산업 시장점유율의 상당부분을 기술 도용자들에게 내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ICTA가 이처럼 강력히 반발하는 것은 유럽의회가 지난 5월 유럽각료이사회에서 거부한 법안을 수정해 이달 중 다시 EU회원국들의 승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휴대전화 배터리를 절약하고 TV스크린의 성능을 높이는 등의 제품 관련 기술을 제외한 순수 SW나 비즈니스 방법 등을 특허로 등록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EICTA와 반대 입장을 보이는 단체들도 적지 않아 상황은 불투명하다.
SW단체인 유럽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E)은 SW 특허권이 지적으로 불가침영역을 만들어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을 제한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SW단체인 FFII(the Foundation for a Free Information Infrastructure) 관계자는 “특허권이 없으면 유럽은 표절행위를 위한 천국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천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 의회는 이달 중에 수정안에 대한 심의를 거쳐 EU 회원국들의 승인을 얻을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