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이제는 회사를 알리자

최근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스타기업이 거래소시장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고, 코스닥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저하됐다는 것이 이전하겠다는 이유였다. 일면 맞는 이야기지만 코스닥 벤처기업들의 현재 자화상은 누가 만든 것인가. 투자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 회사를 알리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는지 먼저 자문해봐야 한다. 일부 벤처기업의 CEO들은 활발한 연구활동을 통한 신기술 개발과 제품 경쟁력 향상에 따라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 기업의 가치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이들 CEO는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회사에 투자해 주길 막연히 기대하는 게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벤처기업 중 상당수 기업이 우수한 재무상태나 매출실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유인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 벤처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평가를 해주지 않는다고, 언론이 제대로 전달해주지 않는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를 알리려는 노력을 해보았는가’라고 반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기업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벤처기업 CEO 간의 단단한 네트워크 구축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CEO 스스로 나서야 한다. CEO 상호 간의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각자 사업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업을 알리기 위한 홍보 및 IR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 최근 벤처기업이 당면한 문제는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다. 투자자 신뢰회복은 정책 당국과 제도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투자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CEO의 열린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의 참모습을 알리는 것은 CEO이고, 그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CEO들이 직접 나서서 기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IR 활동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회사의 실정에 맞게 현재의 주주와 잠재주주를 확보하고, 우리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관심을 유도하여 투자자(주주 또는 잠재주주)의 ‘마음’을 움직이는 활동을 전개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투자자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잘 알고 있다시피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처인 코스닥시장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이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이다. 일부 CEO는 기관투자자들에게 불만이 많다. 연기금이 자사의 주식을 사주길 원하고, 기관이 운용하는 각종 펀드에 편입되길 희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닥기업의 주식을 사기에는 규모와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시장 특성을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투자자 유치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 이러한 활동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긴 어렵겠지만 분명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제 코스닥에서 과거와 같은 벤처 열풍은 사라졌지만 현재의 코스닥기업들을 비롯해 코스닥 진입을 희망하는 기타 벤처기업의 꿈과 도전, 열정은 아직 살아있다고 확신한다. 이제 꿈과 희망을 갖자. 이 땅의 벤처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많은 사람의 기대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벤처기업들이 한 단계 성숙하고, 보다 넓은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다함께 고민하기를 희망한다.

 <전영삼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장·씨엔씨엔터프라이즈 사장 jsjun@cnc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