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고객에게 져라

“고객에게 져라.”

 PC구조대 신규 가맹점 교육에서 맨 처음 꺼내는 말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고객과 가맹점 사이에 시비가 붙으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과 본사 측에 돌아오기 때문에 고객에게는 무조건 허리를 굽히라는 얘기다.

 구체적인 예로 지난해 말에 있었던 모 닭갈비 프랜차이즈 사례를 들을 수 있다. 부산지역의 한 가맹점에서 고객과 클레임이 발생했는데 가맹점 사장이 대처를 잘못해 불만을 품은 고객이 인터넷에 해당 사례를 유포했다. 수많은 네티즌의 항의 전화와 게시물 작성으로 본사는 영업이 마비됐고 해당 가맹점은 가맹 해지 처분을 당했다. 당연히 브랜드 이미지는 추락하고 회사는 회생 불가능한 정도가 됐다.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는 검증받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망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된다. 또 능동적으로 자신이 검색해 들어가 확인한 인터넷 상의 정보를 신뢰하고 동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네티즌에 의해 해당 내용이 악의적인지, 날조된 내용인지 확인 없이 기정사실화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도 그 내용을 증명하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PC AS업계에도 AS를 신청해 서비스를 받는 대부분의 사람이 컴퓨터 지식이나 이해 정도가 부족한 편이라서 AS과정에서 클레임이 발생할 소지를 많다. 실제 고객이 ‘데이터’ 용어를 알지 못해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OS 재설치시 데이터가 삭제될 수 있으니 백업할 게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응답해 하드를 포맷하고 OS를 재설치했는데 작업했던 한글 파일이 없어졌으니 책임지라는 클레임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럴 때는 무척 난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에 고객 불만이 접수되면 먼저 사죄하고, 해당 내용을 충분히 납득해 준다. 납득하지 않는다면 약간의 손해는 감수하고 고객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

 어느 업체건 고객 관리가 중요하다. 원만한 불만 처리과정을 통해 불만 고객을 우수 고객으로 돌아서게 한다거나, 적어도 내 고객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최악의 불황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김성호 인탑시스템 실장 kimsh@8282p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