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시의 숙제

 미국인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부시 대통령은 개표 과정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오늘 저녁은 매우 흥분된 저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 실업난 등 경제 문제, 고유가 문제 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어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대테러 전략, 북핵 문제 등이 당면 과제이다. 이라크 전쟁과 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촉발된 고유가도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개표 당시 부시 승리가 유력해지자 잠시 내림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오름세로 전환, 배럴당 50달러대를 다시 돌파했다.

 작년 초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않은 부시 정부에 대한 전세계의 곱지 않은 시각도 문제다. 실제 미국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누가 당선되든간에 미국 대통령의 앞날에는 고용창출과 고유가 충격 등 경제 현안과 교토의정서 대처 방안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경제성장의 키를 쥐고 있는 IT분야 현안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첨단기술 혁신만이 미국의 리더십을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해왔다. 또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IT기술 개발자들만이 이러한 기술 혁신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듯이 기업들의 IT투자 위축은 이런 부시 정부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더구나 부시 정부가 천명하고 있는 P2P 관련 지적재산권의 강력한 보호와 줄기세포 연구 반대 방침에 대해 기술 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술개발을 제약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줄기세포 연구 반대에 대해 바이오업체들의 반대가 심한 편이다. 이들은 황우석 박사를 배출한 한국의 예를 거론하며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반대는 미국을 과학 후진국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산적한 IT 현안에 대해 부시가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 지 모르지만 이들을 해결하지 않고선 결코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되지 못할 것이다.

 국제기획부=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