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홈피’ 열풍이 대단하다. 얼마 전 서비스 5주년을 맞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운영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인터넷 이용인구가 이제 막 3000만 명을 넘어섰으니 네티즌 3명 중 1명 꼴로 ‘싸이질’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인지 ‘싸이질(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는 것)’이나 ‘도토리(싸이월드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사이버 머니)’를 모르면 영락없이 쉰(?)세대 취급 받기 십상이다. 하긴 요즘엔 40대 이상 기성 세대 중에도 ‘싸이질’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싸이 열풍에 휩싸이면서 ‘싸이질’ ‘싸이홀릭’ ‘1촌 맺기’ 등의 각종 신조어가 낯설지 않게 됐으며, 심지어 싸이월드 중독증세를 보이는 사람(싸이홀릭)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싸이 열풍은 네티즌들의 생활 풍속도까지 바꿔놓을 정도로 새로운 사회·문화 코드로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니홈피’의 폭발적 인기는 인터넷 커뮤니티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았으며, 그동안 ‘넘버 3’에 만족해야만 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에 부와 명예를 안겨다 줬다. 실제로 싸이월드는 지난 5년 간 한번도 1위를 놓친 적 없는 다음을 월간 페이지뷰에서 앞서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뿐만 아니다. 싸이월드에서 개당 100원에 판매되는 사이버 머니 ‘도토리’의 하루 판매량은 평균 1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커뮤니케이션 측에서 이 부문에 대한 정확한 매출 실적을 밝히진 않고 있지만 ‘스킨(배경화면)’과 같은 아이템 판매가 확고한 수익모델로 자리매김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인터넷이 가져다준 혁명적인 변화 뒤에 드리워진 그늘은 이를 이용하는 우리를 늘 불안하게 한다고 했던가. 그런 점에서 ‘미니홈피’ 열풍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다음의 ‘플래닛’ 등 개인형 홈페이지가 음란성 스팸과 인신공격 게시물 등으로 인해 적잖이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발 나아가 ‘미니홈피’ 때문에 사이버 범죄가 발생하고 ‘사이버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사이버 빈부격차’와 같은 반갑지 않은 신조어도 생길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하지 않길 기대해 본다. 디지털문화부 김종윤차장@전자신문,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