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게임 개발자와 게임산업의 미래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게임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에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얼마나 많은지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 규모라면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엔지니어들은 또한 얼마나 많을까.

 최근 들어서는 민간 사설학원에서 수많은 게임개발자가 양성되고, 각 대학의 게임 관련학과를 통해서도 적잖은 전문인력이 매년 배출되고 있다. 게임이 좋아 자신의 미래를 걸고 그 속에서 한국 게임시장의 주역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인 중소 게임개발업계의 풍토에서 대부분은 몇몇 대작에 밀려 사장되거나 무료화 선언으로 종지부를 찍게 되지만 무대 뒤로 사라지는 게임 중에는 정말 안타까운 작품들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 것은 예전과는 달리 게임개발사업의 미래가 밝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IT업계도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적·산업적 비중을 날로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여전히 “온라인 게임시장은 포화상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온라인 게임은 수없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 이상의 시장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전체 시장의 매출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대비 온라인 게임의 수출 실적은 더더욱 좋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게임개발 수준이 크게 높아져 해외의 유명 게임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개발자를 거느린 개발사가 많아졌다. 조만간 세계적인 대작 게임들이 한국에서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개발자로서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힘이기도 하다.

 해외 게임개발사들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수많은 패키지 콘솔게임 개발사가 줄줄이 온라인 게임개발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의 대형 콘솔게임 개발회사와 북미·중국·대만 지역의 개발사들이 많은 돈을 투자해 온라인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시장의 앞날을 어둡다고 보는 이가 많지만 우리나라 개발사들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게임을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사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공고히 하고 심의를 완화해야 할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이런 바탕 위에서 개발사의 자본력만 갖춘다면 충분히 세계시장을 석권할 대작들이 줄줄이 나올 것이다. 이런 자신감은 바로 우리나라 개발자들의 게임개발에 대한 열정이 해외 어느 개발사보다 강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게임개발자 대부분이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만 접하면서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생각하면 예나 지금이나 한국 게임개발자들에겐 ‘열정’이란 무기밖에 없어 보인다. 집념에 가까운 애정이 없었다면 오늘의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란 이름을 얻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개발 규모가 커지고 온라인 게임개발에 대한 집중도가 커진 것은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게임개발사들의 살아 남기 위한 선택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본력이 미약한 개발사들이 뒤로 처지거나 흡수·합병 또는 부도 위기에 몰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지만 이런 부분은 비단 게임업계만의 일은 아니다. 다른 업종에서도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며 게임업계에만 특수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게임업계는 앞으로도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고, 또 그 이상으로 새로운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그렇지만 게임 환경이 아무리 변하고 바뀐다 해도 새로운 개념의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한 많은 개발자의 열정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백승훈 게임하이 이사 gameboss@game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