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시대다](4)한ㆍ중ㆍ일 경쟁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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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하드웨어기반의 IT로 성장한 북미·유럽과 달리 한·중·일 3국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에 강한 국민성과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3국은 앞으로 글로벌 콘텐츠시대의 맹주 자리를 놓고 일면 경쟁하면서도 서로 협력해야할 ‘불가근 불가원’의 처지에 놓여있다.

 한국은 막강한 온라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온라인게임과 유·무선콘텐츠부문에 있어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를 선도하는 입장이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중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필두로 한 영상콘텐츠가 이른바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로 이어지는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스’ 산업의 메카이다. 이미 30년 이상의 기술 노하우가 축적돼있을 뿐 아니라 관련 산업 및 시장이 이미 반석 위에 올라서 있다. 일본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브랜드 파워’다. 이미 세계적으로 뿌리내린 브랜드만도 수백종에 이를 정도다. 법·제도 등이 잘 정비돼 있는 것도 일본 콘텐츠산업의 대외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다.

 13억 인구의 중국은 상대적으로 한국과 일본에 뒤쳐져 있지만 막강한 ‘바잉 파워(Buying Power)’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미 한·일 디지털 콘텐츠업계는 중국에 대한 공략을 전면화하고 있고 이것이 향후 세계시장의 주 흐름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중국의 콘텐츠기업들도 엄청난 이용자 기반을 무기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포털·게임업체를 중심으로 세계 자본시장의 심장부인 나스닥으로 줄줄이 진출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중국의 힘은 입증된다. 전문가들은 한·중·일 3국이 지구촌 콘텐츠 크러스터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경쟁과 협력 관계를 유기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이석훈 디지털콘텐츠팀장은 “유럽이 유럽연합(EU)이라는 방식으로 시장 파이를 키우듯 한·중·일 3국도 공동투자, 공동제작 등의 협력 체계를 조성해가야 한다”며 “각국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면서 서로의 경쟁력을 키워간다면 시장과 개발력, 브랜드파워를 동시에 갖춘 막강한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