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도와줘.’
동킹콩, 슈퍼마리오 등 히트작으로 중장년 게이머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는 닌텐도가 휴대형 게임기인 DS를 앞세워 비디오 게임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고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고 나섰다. 닌텐도는 이달 21일 미국인이 좋아하는 게임 타이틀인 ‘매든NFL’와 ‘타이거 우즈 골프’을 내장한 DS를 미국 시장에서 내놓는 한편 4000만달러에 달하는 거금을 광고와 홍보에 투입하기로 했다.
‘게임보이’라는 게임기로 황금시장을 석권했던 닌텐도는 최근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업계의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닌텐도는 지난해 게임기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만 5140억엔(미화 48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1위 자리 수성을 위해서 닌텐도가 내놓는 전략 제품은 DS. 이 제품은 기존의 게임기와는 다른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채택,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데 터치패드 스크린 등 두 개의 스크린을 장착하고 있다. 또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내장, 게이머가 게임속 캐릭터들과 대화할 수도 있다.
기능보다 더욱 주목받는 것은 닌텐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마케팅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게임기가 종종 어린이용 장난감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닌텐도는 이번에 발표되는 제품을 청년층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평균 연령이 14세인 게임보이와 차별화하기 위해 DS는 19∼20세의 청년 게이머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21일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DS는 일본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장르인 판타지 롤플레잉을 들어내고 미국 게이머에 입맛에 맞게 슈팅과 스포츠 게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인 NPD 그룹이 발표한 작년 미국 베스트셀러 타이틀 순위에서 EA의 ‘매든 NFL’이 자사의 포케몬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소니도 첫 휴대형 게임기인 PSP를 올해 일본에서 출시할 계획인데 고성능 그래픽과 10.9cm의 와이드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콘솔과 비디오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데, 두 회사는 현실감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소니의 PSP는 비디오 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 재생, MP3 음악감상도 가능한데 이런 기능이 성인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점에서 닌텐도는 다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데 닌텐도는 아이팟과 같은 제품과 경쟁관계에 놓일 것을 우려해 게임기로만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닌텐도는 내년 3월말 까지 소니의 PSP 목표보다 100만대 많은 4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