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지상파방송 광고 독점 판매의 폐해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신규 매체인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미디어방송(DMB)의 광고 판매 대행도 KOBACO가 맡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방송법 73조 5항은 지상파방송의 광고를 KOBACO가 독점 판매하도록 규정했다. 문제는 지상파DMB사업자가 지상파방송사로 분류되고 지난 9월부터 시행한 개정 방송법 시행령에 지상파DMB의 예외 조항이 포함되지 않아 자연히 지상파DMB의 광고판매 역시 KOBACO가 대행하게 됐다는 점이다.
지상파DMB는 위성DMB와 마찬가지로 신규서비스로 도입되는 매체로 지상파방송사뿐 아니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방송 콘텐츠업체, 방송장비업체, 모바일 콘텐츠업체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사업을 희망한다.
방송위원회는 지상파DMB와 위성DMB의 형평성을 정책 수립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지만 방송 광고 의 불평등을 간과했다.
특히 KOBACO의 지상파방송 광고 판매 독점은 지상파방송 독과점의 폐해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며 정부 차원의 KOBACO 폐지가 거론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KOBACO의 광고 판매 독점을 폐지하고 경쟁체제 도입 추진 계획을 발표했으며, 정부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당시 방송광고 판매업 시장의 문을 이미 열어 놓았다.
그러나 문화관광부는 외주전문 지상파채널 설립을 추진하면서 KOBACO의 광고 대행을 염두해 뒀다. 방송위 역시 자의는 아닐지라도 신규 매체인 지상파DMB의 광고를 KOBACO에 독점 판매토록 함으로써 방송계의 흐름을 거스른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DMB 사업자 관계자는 “정부가 지상파DMB와 위성DMB의 공정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지상파TV 재송신 허용 여부와 광고 판매에 불평등 요소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