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배럿, 미국 하이테크 정책 아젠다 제시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최고경영자(CEO)가 대통령에 재선된 부시 행정부가 검토해야 할 기술정책 아젠다를 제시했다.

배럿 CEO는 지난 3일밤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반도체산업협회(SIA :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연례 만찬회에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40년 동안 공헌한 공로로 로벗 N. 노이스 상을 수상하고 소감 연설을 통해 워싱턴 정가를 신랄하게 비판함과 동시에 앞으로 기술 분야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수상 연설을 통해 “대선 후보들은 후보토론회에서 연구개발 지원이라든가 기초과학 교육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명확한 정책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수학과 과학 교육을 개선하고 연구개발 지출을 늘리며 광대역과 같은 기술 인프라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럿 CEO는 미국 칩 업계가 지난 80년대 일본 시장 개방 통상 정책과 제조 능력 향상, 디자인 개선을 통해 일본 경쟁사들을 물리쳤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올해 대선 후보들이 미국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 산업에 관련된 중요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어 미국은 이들과 경쟁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 연구개발, 인프라에 계속 투자해야 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일본의 초고속 인터넷이 미국보다 20 ∼ 50배 빠른데도 요금은 월 20달러 정도 밖에 안된다고 강변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종업원 스톡옵션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럿 CEO는 인텔의 연간 연구개발 투자액이 지난 20년 동안 1억 8200만달러에서 48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일반과학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예산은 38억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배럿 CEO는 “기업에게 생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미국에선 기업 복지라고 불리지만 세계 경쟁을 선택한 다른 국가에선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불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럿 CEO는 인텔이 제품 개발 지연과 취소를 수차례 발표한 올해에 상을 받아 어색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SIA가 지난 12개월 동안의 제품 기록을 보고 이 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SIA는 지난 한 해만이 아니라 지난 30년을 검토했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