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사업자 선정 앞둔 중국의 고민

내년 초 3세대(3G) 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키로 한 중국 정부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국내 업체의 3G 관련 휴대폰 및 네트워크 장비 기술력이 외국 업체에 뒤져 3G사업자 선정을 통해 자국 업체에 사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었던 중국이 큰 고민에 봉착했다. 당초 4∼5개의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었던 중국 정부가 막대한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줄이기 위해 3개 사업자 선정을 검토하고 있어 관련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4∼5개 사업자, 너무 많다=중국 신식산업부 고위 관계자와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당초 4∼5개의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을 수정, 3개의 사업자만 선정할 것으로 예상해다. 3G 네트워크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절감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속셈은 다른 데 있다. 중국 정부는 각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3G 네트워크를 공유할 것과 중국의 3G 기술표준인 TD-SCDMA를 포함해 적어도 한가지 이상의 3G 기술 표준으로 네트워크를 운용할 것을 강제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는 전했다. 이는 중국의 3G 사업자 선정으로 값비싼 3G 네트워크 장비를 중국에 공급하게 될 외국 업체의 공세를 적절히 차단하고 아직 기술 개발에 한창인 국내 업체에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TD-SCDMA 채택 여부 주목=중국은 최근 3가지의 3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을 놓고 광범위한 현장 시험을 진행,현재 발표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다. 이 중 하나가 중국에 의해 개발된 기술 표준인 TD-SCDMA다.

이번 현장 실험에 참가한 중국 통신연구아카데미의 한 관리는 “이번 현장 실험에서 세가지 기술 표준 모두가 네트워크 장비와 함께 제대로 운용됐다”면서도 “그러나 TD-SCDMA 표준을 이용한 휴대폰의 성능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는 적어도 몇 개의 통신 사업자들이 TD-SCDMA 표준을 따르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는 외국 벤더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통신 장비 업체에 좀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의도”라고 분석했다.

◇전망=중국 신식산업부의 고위 관계자는 기술표준이나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 계획 등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통신사업자들은 3G 사업자 선정과 TD-SCDMA 채택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3G 사업자를 3개만 선정하게 되면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차이나넷컴 등 4개의 중국 메이저 통신 업체 중 한 곳은 3G 사업기회를 잃게 돼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두 개 사업자가 네트워크를 공유토록 하거나 아예 하나의 사업자를 없애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