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젊음과 문화가 넘실대는 서울 강남의 한복판 코엑스몰에서는 이색적인 골프대결이 벌어졌다.
골프장은 온라인이요, 라운딩 상대는 여야를 대표하는 두 젊은 정치인인 김영춘 의원과 원희룡 의원이었으니 세간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이날 여야 골프대결은 온라인게임 ‘팡야’가 전개하고 있는 ‘다음과 함께 하는 팡야, 세기의 대결’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여야가 심각한 대치국면에 빠져 국회가 장기간 공전상태에 들어가 있는 현실 정치판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게임 대회장을 가득 메운 대학생, 청소년 등 ‘팡야’의 주유저층이 국회의원들의 손놀림 하나하나에 환호를 보내고, 안타까운 탄성을 내지르며 여야를 함께 응원했다.
정치는 오랫동안 ‘파워게임’ ‘머니게임’ ‘줄서기게임’ 등 게임적 행위로 비유돼왔다. 그러나 이날처럼 진짜 게임을 갖고 유쾌하게 정치를 풀어낸 것은 우리나라 근대정치가 시작된 50여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시대의 변화, 정치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여야의 두 젊은 주역이 이러한 변화를 앞서 시도하고 나섰다는 점에 믿음성은 더욱 커졌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각각 1승씩을 주고받으며 게임 우의를 다진 두 여야 국회의원은 한목소리로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경쟁력있는 국가 디지털상품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e스포츠를 한국 대표 수출상품으로 육성시키기 위한 정책적 지원 의지도 밝혔고, 내년쯤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선수로 참여하는 게임대회를 개최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중독성을 가진 놀이’로만 인식돼온 게임을 앞장서 즐김으로써 국민의식의 저변을 바꿔보겠다는 희망도 컸다.
이제 게임을 플레이하듯 이날 보여준 희망과 의지를 하나하나 현실속에서 실천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넘어 세상속으로 다가선 두 ‘선량’의 생각에 박수를 보내며, 이날 게임대결을 계기로 우리 게임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량’으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해본다.
디지털문화부·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