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미디어(대표 노재명)가 벅스 인수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CJ미디어의 투자를 전제로 12월 유료화를 준비해온 벅스(대표 박성훈)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유료 시장 활성화를 기대해온 온라인 음악 시장에도 암운이 드리워지게 됐다. 또 벅스를 인수해 온라인 음악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진입하려던 CJ미디어의 구상 역시 상당부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본지 11월 4일자 인터넷판 참조
CJ미디어의 윤석암 경영기획국장은 8일 “벅스 인수의 전제 조건이었던 음반사와의 저작권 문제 일괄 타결에 실패해 벅스 인수를 포기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보상 수준을 놓고 지난달 수차례 협상을 진행해온 CJ미디어와 대중음악비상대책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최종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윤 국장은 “‘100억원의 현금 보상과 벅스 지분 20% 제공’ 안을 최종 제시했으나 대중음악비대협에서 ‘현금 200억원 보상과 벅스 지분 20% 제공’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벅스에 투자할 250억원 가운데 부채 소진에만 100억원이 훨씬 넘는 돈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200억원 현금 보상 요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장사가 있는 CJ그룹 입장에서도 8개월 이상 진행된 벅스 인수건을 더 이상 별다른 성과없이 끌고갈 수는 없었다”며 “CJ가 투자를 안 하고 벅스가 계속 파행적으로 운영되면 온라인 음악 시장은 물론 음반사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한데도 음반사들이 끝까지 무리한 요구를 한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CJ미디어는 벅스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가용 자금을 자체 보유 온라인 음악 사이트인 ‘엠넷(http://www.mnet27.co.kr)’에 투입해 본격적인 음악 시장 진입을 준비할 예정이지만 경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여타 전문 음악 서비스 업체와의 제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진행된 CJ미디어와 벅스의 투자·인수 협상은 지난달 초 양자 간 협상이 마무리된데 이어 중순부터 CJ미디어가 직접 음반사를 대상으로 보상을 위한 협상에 돌입하면서 급물살을 타는듯했으나 보상 금액 차이와 벅스에 대한 음반사들의 거부 심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