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3 휴대폰 업체들이 3세대(3G) WCDMA 사업에 전력하고 있는 가운데 중견·중소업체들은 사업의 무게중심을 기존 2세대 GSM 단말기에서 유럽형 2.5세대 이동통신 GPRS로 옮기고 있다.
브이케이 이지엠텍 등 중소벤처 단말기 제조사들은 WCDMA와 같은 선행기술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GPRS 단말기를 내년도 주력제품으로 선정,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법정관리중인 세원텔레콤 역시 GPRS를 회사 정상화의 전략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카메라폰 비중이 늘어나면서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가 킬러앱으로 등장, 무선데이터 처리속도가 높은 GPRS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음성통화 위주인 GSM단말기에 비해 높은 마진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GPRS, 너만 믿는다”=중소 벤처기업들의 GPRS 사업 집중 전략은 3G 사업에 비해 실제 매출발생이 예상되는 사업에 포커스를 두면서 2.5세대 시장에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최대 115K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등 데이터 전송속도가 뛰어난 GPRS가 최소 1년 이상 시장성을 지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GPRS(General Packet Radio Service)단말기는 기존 GSM 음성망과 연동, GSM이 커버하는 모든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성만 주고 받는 휴대전화와 달리 초고속 인터넷과 일부 영상통신이 가능하다.
심재용 넥스페이스 사장은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사업자들이 GPRS 단말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GPRS 단말기가 GSM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 현황과 전망=브이케이, 이지엠텍은 내년도 주력상품으로 GPRS 단말기를 선정,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남영욱 이지엠텍 실장은 “GPRS는 3세대 이동통신의 실질적인 서비스가 예상과 달리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기업 위주로 형성중인 WCDMA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실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GPRS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홍콩 미라클사와 30만대 공급계약을 체결한 세원텔레콤도 오는 12월부터 GPRS폰(모델명 TDG-9923) 생산을 시작, 내년 상반기까지 캐시카우로 육성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GPRS 시장전망을 낙관하면서도 사업자들의 WCDMA 투자계획에 따라 GPRS 시장성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노근창 동원증권 연구원은 “GSM폰에 비해 원재료비 부담이 적은 반면 판매단가는 높은 GPRS 단말기가 중소 제조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제품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중견기업들은 2005년부터 최소 2년 동안 GPRS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내다봤다.
전성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WCDMA와 GPRS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전제한 뒤 “사업자들의 WCDMA 투자가 지연될 경우 단기적으로 GPRS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GPRS 시장규모는 올해 6280만대에서 내년 1억255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GSM 단말기 시장은 올해 2억1100만대에서 내년 1억5150만대로 감소할 전망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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