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DMA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SK텔레콤과 KTF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확정했지만 WCDMA와 CDMA를 모두 지원하는(핸드오버) 듀얼모드듀얼밴드(DBDM) 단말기 개발 부진과 100만원대가 넘는 높은 가격이 여전히 시장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DBDM 단말기(W-120)를 이르면 이달중으로 출시하기로 하고 막바지 망연동 테스트를 진행중인 가운데 실제 시장 수요를 촉발시킬 보조금을 어느 정도 폭을 쓸 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또한 그동안 KTF와 DBDM 단말기 개발을 추진해온 LG전자는 시장수요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고 내수용 DBDM 단말기를 더이상 개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 이 회사와 협력해온 KTF는 당분간 단말기를 사실상 확보할 수 없게 됐다.
DBDM 단말기는 WCDMA 가입자와 기존 CDMA 가입자와의 음성통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WCDMA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지역에선 CDMA망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 통화가 이어지도록 해 서비스 활성화에 꼭 필요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테스트가 끝나는대로 DBDM 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이나 출고가가 100만원이 넘는 상황인데다 수요 예측이 어려워 어느 정도까지 보조금을 지급할 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정통부는 이와 관련 WCDMA 등 신규 단말기의 보조금 지급 예외를 인정, 최대 40%까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뒀다.
단말기를 확보하지 못한 KTF의 상황은 더하다. LG전자가 DBDM 단말기 개발을 더이상 추진않기로 한 만큼 삼성전자의 출시만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됐다.
KTF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우선 SK텔레콤용(800MHz대)을 먼저 내놓은 다음 3개월 뒤 KTF용(1.8GHz대)를 내놓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 단말기 확보가 안 된 만큼 보조금을 고민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말 서비스 개시 당시 내놓은 모델도 1000대도 못팔았다”면서 “추가로 내수용 DBDM 단말기를 개발할 지 정하지 않았지만 시장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밝힌 투자계획을 실현하려면 단말기 성능과 가입자를 확보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DBDM 단말기 추가 개발과 보조금에 대한 입장이 하루빨리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연·김원석기자@전자신문, jyjung·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