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동통신 사업자 신규 진출을 놓고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등 3개사 대표들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닛케이BP에 따르면 3개사 CEO들은 최근 총무성이 마련한 ‘휴대폰용 주파수 이용 확대에 관한 회의’에 참석해 자사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신규 진출을 꿈꾸고 있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발언이 주목을 끌었다.
◇회의 개최 배경=현재 일본에서 휴대폰용 주파수 대역은 800㎒대·1.5㎓·2㎓대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800㎒대역은 지형지물이 많더라도 실내나 구석진 곳까지 전파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통화 연결 능력이 뛰어나다.전파를 중계하는 기지국 설치 비용도 적게 든다. 신규 진출을 노리는 소프트뱅크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주파수 대역이다.
그러나 총무성은 지난 달 800㎒대 주파수를 NTT도코모, KDDI 등 기존 사업자들에게만 할당했다. 이에 불복해 소프트뱅크 측이 행정 소송을 제기했으며 도코모·KDDI와 총무성 간에 오간 e메일 등 에 대해선 문서파기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신규 진출에 대해선 비교적 호의적=이번 회의에서 3사 대표들은 휴대폰 사업에 경쟁이 촉진되어야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인식을 같이했다. 소프트뱅크, 이엑세스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자들로부터도 시장 경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KDDI의 오노데라 다다시 사장은 “신규 사업자의 등장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게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 힘들 것에 대비해 보다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고 충고했다.
◇주파수 할당, 입장 차는 여전=주파수 할당에 대해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이엑세스, 아이피모바일 등 업체 대표는 “기존 사업자는 이미 할당받은 주파수로 충분하다”면서 “주파수 추가 배정은 신규 사업자들에만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주파수 할당은 1.7㎓대 뿐만 아니라 800㎒대도 포함되어야 한다”며 소송 제기의 이유를 다시 강조했다. 손 사장은 특히 “800㎒ 주파수를 기존 2개 사업자에게 배정하는 것은 특혜”라면서 “총무성이 우리에게 신규 할당키로한 1.7㎓는 사업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TT도코모의 나카무라 마사오 사장은 “기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선 주파수대역의 추가 할당이 필요했다”며 기존 사업자의 800㎒ 배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총무성은 향후 검토회를 열어 이 문제를 재차 논의할 예정이지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주파수 할당 문제를 풀 열쇠는 총무성과 신규 사업자간 합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