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2대 주주였던 모토로라가 팬택 지분 16.83%를 전량 매각, 양사의 전략적 비즈니스 관계 지속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모토로라는 지난 8일 자사가 보유했던 팬택 지분 408만2398주를 개장전 장외시장에서 블록세일 방식으로 외국인 투자기관에 매각했다고 10일 공식 발표했다.
모토로라는 지난 98년 팬택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가 된 이후 현재까지 16.83%의 지분을 유지해 왔으며지난 2002년 전략적 제휴를 맺고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올해 팬택이 ODM방식으로 모토로라에 공급할 CDMA 단말기는 400만 이상으로, 팬택의 올해 총 판매량 2000만대 중 20%에 달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팬택이 공급하는 CDMA 단말기에 자사 상표를 부착해 중남미에 판매하고 있다.
◇“지분매각, 결별의 신호탄?”=이번 조치로 인해 지난 98년 5월 주문자상표부착(OEM) 비즈니스 거래를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던 양사의 협력관계 지속여부가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모토로라와 팬택은 오는 2005년까지 개발자생산방식(ODM) 비즈니스 계약을 체결해 놓고 있으나, 2006년 이후 거래관계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내년도 글로벌 톱5 기업을 목표로 내건 팬택이 올 들어 북미, 중남미 등 주요 전략시장에서 ‘팬택(PANTECH)’ 독자브랜드 마케팅에 나서면서 기존 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던 양사의 관계가 선의의 경쟁자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택은 모토로라와의 결별에 대비해 독자브랜드 매출 및 신흥시장 판매비중을 높이는 한편 모토로라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팬택의 모토로라 판매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1분기 32.5%에서 2분기 중남미 특수의 영향으로 46.9%까지 늘어난 이후 3분기 28.9%로 대폭 축소됐다. 반면 독자브랜드 판매비중은 지난 2분기 16%에서 3분기 40%까지 확대되고 있다.
◇“결별은 없다?”=모토로라와 팬택은 지분매각과 사업협력 관계 유지를 연관시키는 시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한편 오는 2006년 이후의 협력관계 지속성에 대해선 언급을 꺼리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현재 2005년 비즈니스 계획에 대한 논의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등 모토로라와의 거래관계에는 큰 변화 조짐이 없다”며 “이번 지분매각이 비즈니스 지속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며 모토로라와의 비즈니스상 결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도 “좋은 조건에 팬택 주식을 사겠다는 곳이 나타나서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며 “팬택과의 협력관계는 계약약대로 일단 내년까지는 유지될 것”이라며 “향후 계약경신은 계약 만료시기인 내년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 3의 기업 등장, 관건”=업계 전문가들은 모토로라의 이번 지분매각이 지난 7년간 이어진 양사의 협력관계에 마침표를 찍는 사전정지 작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오는 2006년 이후 모토로라가 팬택이 아닌 제 3의 단말기 제조사와 손잡고 CDMA 사업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희연 현대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 매출이 떨어지고 있으나, 독자브랜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일각의 우려와 달리 사업구조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모토로라가 팬택을 대체할 단말기 제조사를 확보하는 여부에 따라 협력관계 유지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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