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가구 FTTH 시대`연다

세계 2위의 통신사업자인 NTT가 2010년까지 3000만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광가입자망(FTTH) 구축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NTT의 이 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시행되면 일본 통신시장은 본격적인 ‘전가구 FTTH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유선전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NTT와 KDDI·소프트뱅크 등 신덴덴(新電電) 사업자들간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본지 11월 10일자 18면 참조)

NTT는 10일 발표한 ‘중기경영계획’을 통해 선명한 동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FTTH를 일본내 3000세대 및 사무실에 깔아 브로드밴드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NTT는 총 5조엔(약 51조원)의 자금을 향후 6년간 설비투자에 쏟아붇는다. 또한 NTT는 향후 구축되는 FTTH의 개방의무를 철폐할 것을 정부에 정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후발 신덴덴 각 사들의 FTTH 사업이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여 향후 주무부처인 총무성의 판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TT중기계획 무엇을 담았나=총 5조엔의 설비투자가 소요되는 이 계획은 전화국에서 가정 및 사무실까지의 가입자망을 구리 케이블에서 FTTH로 바꾸는 것이다. NTT는 지금까지 수요가 있는 고객 및 지역에 국한해 FTTH를 설치해 왔지만 향후 FTTH를 주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현재 유선전화 가입자 수가 약 6000만 회선인데 향후 약 절반의 세대 및 사무실에 FTTH를 제공할 계획이다.

FTTH 통신 속도는 초당 최대 100Mb로 HDTV 수준의 동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며 100개 채널 분의 동영상 전송도 가능하다.

NTT는 또 기존의 유선전화망을 차세대 광케이블망으로 전면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전체 투자액 중 60%를 배정할 계획이다.

◇NTT 독점체제 부활하는가=이번 중기계획 안에서 주목되는 것은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FTTH의 ‘개방 의무 철폐’ 요구다.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망을 개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회사 와다 도시오 사장은 “현재의 통신 관련 규제는 기존 유선전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NTT는 구체적으로 NTT 동·서 지역회사에 부과돼온 FTTH 저요금 개방 의무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타사가 NTT망을 임대할 경우 지불하는 접속료는 회선 당 약 5000엔으로 실제 설치 원가의 4분의 1 정도라는 게 NTT 측 주장이다. 결국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사업자에 자금이 환원되지 않는다면 투자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덴덴 각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KDDI의 오노데라 다다시 사장은 “NTT 독점 체제로 회귀하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NTT 회선을 통해 FTTH 서비스에 들어간 소프트뱅크도 반발하고 있다. 손정의 사장은 “망 개방의무화와 NTT투자는 별개”라면서 “핵심 인프라를 갖고 있는 NTT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주도권 경쟁 격화=일본 FTTH 서비스는 기존 NTT 동·서지역회사와 KDDI에 이어 소프트뱅크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소프트뱅크 서비스는 신형 전송장치를 채용해 회선 속도를 100Mb의 10배인 10G까지 높힌 게 특징. 이에 따라 NTT, KDDI도 연내 속도를 높인 초고속 FTTH 서비스에 착수할 예정이다.

일본의 FTTH 가입자 수는 8월말 현재 160만건으로 ADSL 가입자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ADSL보다 고속이면서 통신속도도 안정돼있어 향후 이용자 수가 급증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