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인터넷 도박을 금지하고 있는 미국의 조치가 불공정무역장벽이라고 최종 판정했다고 AFP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TO의 조정패널은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카리브해의 소국 앤티가바부다의 제소를 수용하면서 “도박 역시 서비스산업에 관한 국제 협약의 적용대상이 된다”며 앤티가바부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정은 지난 3월 임시로 미국의 패소를 결정한 조치를 재확인한 것이다.
앤티가바부다는 미국이 지난해 6월 인터넷 도박 금지 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도박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자국의 국가수입에 9000만달러의 손실이 초래됐다며 WTO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었다.
도박산업 규모가 690억달러(2002년 기준)로 세계 1위인 미국은 어린이를 인터넷 도박으로부터 보호하고 해외 인터넷 카지노가 돈세탁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다는 명목하에 인터넷 카지노에서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번 판정의 적용대상은 앤티가바부다 업체들에 국한되지만 미국 도박업계는 사실상 다른 나라 업체들도 해외에서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미국인을 상대로 영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WTO의 이번 판정에 항소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향후 60일 이내에 항소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