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텍, KTF테크놀로지스(KTFT)가 단말기 공급 채널을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계열사가 아닌 타 이동통신회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물밑에서 추진중이다. 그렇지만 두 회사는 모회사와의 관계와 삼성·LG·팬택계열 등 선발 휴대폰업체의 견제를 우려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미지수이며 전면적인 확대에도 적잖은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사업자의 휴대폰 자회사인 SK텔레텍, KTFT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최근 영업 및 단말기 개발 엔지니어들을 영입, 판매 채널 확장을 조심스레 준비중이다. SK텔레텍과 KTFT는 현재 SK텔레콤 및 KTF 등 계열 이통사에만 각각 스카이 단말기 7모델, KTF에버 5모델의 휴대폰을 공급중이다.
◇배경=비계열 이통사 납품을 통해 외형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내수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수출시장 개척을 가속도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통신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중인 3세대(3G) WCDMA 시장의 개막은 이들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황=오는 2005년까지 내수시장 120만대 판매규제를 받고 있는 SK텔레텍(대표 김일중)은 KTF, LG텔레콤 등 SK텔레콤과 경쟁관계인 이동통신사에 대한 단말기 공급을 내부적으로 준비중이다. KTFT(대표 허인문)도 SK텔레콤 등 타 이동통신사에 대한 단말기 납품을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텍은 최근 LG전자 출신 단말기 영업직원을 영입하는 등 인력을 늘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사용요금, 부가서비스보다 단말기가 가입자 확보의 핵심 세일즈 포인트로 떠올라 타 계열사 이통사들이 스카이 단말기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는 회사와 모회사의 관계를 감안해 당장 PCS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TFT 관계자는 “타 사업자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으나,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비계열 사업자 전용의 모델 개발 여력이 당장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보다폰 등 해외 서비스사업자에 대한 수출을 성사시킨 뒤 시장상황을 보면서 내수 납품 물량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망=SK텔레텍과 KTFT의 비계열 이통사 납품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나, 이통사들의 정책 변화가 이뤄지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기업은 생존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한다”며 “120만대 규제로 인해 물량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SK텔레텍의 타 이통사 공급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이통사업자 관계자도 “꼭 계열사 제품만 고집해야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말해 비 계열사 제품의 선택 가능성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텍은 오는 2005년까지 CDMA 단말기를 연간 120만대 이상 판매할 수 없는 상태”라며 “하지만 신세기와의 합병승인 조건에 포함되지 않은 PCS, WCDMA 사업전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빅3 단말기 제조사는 현재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 운영모델 중 적게는 72%, 많게는 86%의 단말기를 공급중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4년 11월 현재 제조사별 이통사 단말기 공급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