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관찰을 통한 놀라움과 환희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과학자는 자연 속에서 이러한 경이로움을 발견한 사람들이고요.”
보고, 생각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해보는 일은 과학적 사고를 잘하기 위한 기초가 되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들의 세상을 열린 마음의 눈으로 볼 줄 알아야 하고, 또 보고 생각한 바를 이미지화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과학교육이 이제는 개념학습에서 실험을 통한 문제 해결, 분석 그리고 또 다른 의문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변화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우리나라 같은 IT 강국에서 과학교육 위기를 해결할 방법의 하나는 과학실험실 현대화와 컴퓨터 등 멀티미디어에 기반한 과학학습 방법 혁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과학학습 혁신의 가장 유용한 도구가 MBL이다. MBL은 Multimedia Based Learning 또는 Microcomputer Based Laboratory의 약자로, 실험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손쉽게 데이터를 얻고, 저장·분석하고 설명하기에 유용한 과학실험 방법을 말한다.
기존의 재래식 실험기구가 아닌, 센서와 인터페이스 분석 프로그램 등으로 데이터 등을 좀더 쉽게 수집하도록 도와주는 첨단 MBL 기구를 컴퓨터와 연결, 실험하는 방법이다. 싱가포르 등 해외의 몇몇 과학교육 선진국에선 새로운 과학교육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즉, 많은 준비시간과 지루한 실험과정을 거쳐 데이터를 수집하는 재래식 실험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 바로 MBL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데 이미 익숙해져 있어, 실험 도중에 무슨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는 실험과 동시에 그 결과나 그래프를 직접 알 수 있다. 속도가 빨라진 현대 사회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실험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현대의 과학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데이터를 변환하거나 분석하고, 멀티미디어와 연결하여 다른 사람들과 자신들의 실험에 대한 토의도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APEC 청소년 과학축전에서 우리나라 현대교정인증기술이 개발한 MBL의 유용성을 체감했다. 이 행사에서 한국 학생들은 ‘MBL 기구를 통한 과학적 사고의 증진과 자극’이라는 주제로, MBL을 통한 과학교육의 유용성을 다른 참가국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보여주고, 과학기술전시회 1등상을 수상했다.
MBL 기구를 통한 실험의 편리성과 유용성은 실험실 개념을 혁신시킬 수 있음을 느꼈다. MBL 기구를 통한 실험은 교실 수업에서의 시범실험에도 매우 적합했고, 또한 실내에서뿐만 아니라 실외에서도 즉시 실험할 수 있다.
구름생성장치를 만들고 그곳에 온도와 압력 센서를 달아 구름이 어떻게 생성되며, 이때의 온도와 압력 관계는 어떻게 변하는지를 MBL을 통하여 모니터로 직접 확인하고 분석하며 아이들과 같이 실험했다. 또 요술풍선을 불어 풍선강아지 등을 만드는 재미와 함께 왜 요술풍선은 둥그런 풍선보다 쉽게 불 수 없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MBL 실험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의 심장 박동을 그래프로 보고 신기해 하고, 광센서를 이용하여 선풍기 회전 수를 아주 쉽게 계산하거나, 림보 게임을 할 때에는 과학전시회장이 아이들의 놀이터처럼 유쾌함으로 가득 찼다.
과학도 놀이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하고 배움의 기쁨이 이러한 즐거운 기억들로 채워져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우리가 궁금해 하는 많은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 적절한 센서와 MBL 장치를 이용하여 손쉽게 그 궁금함을 해결할 수 있으니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이제 지루하고 어려운 과학실험에서 벗어나 활기찬 과학실험실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MBL을 적절히 과학교육에 활용한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예술고등학교 박교선 과학교사 kspark95@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