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이 광통신 기반 FTTH(광가입자회선) 시장으로 전환하는데 대응, 국내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 장비 업체들이 PON(수동 광통신망) 장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산네트웍스, 텔리언, 코어세스, 콤텍시스템, 로커스네트웍스 등 VDSL 장비 및 L2, L3 스위치 분야를 주력사업으로 하던 회사들이 WDM-PON, 기가비트이더넷(GE)-PON 장비 등을 차기 아이템으로 선정,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을 전후로 한 초고속인터넷 열풍을 타고 국산 ADSL·VDSL 장비가 만들어냈던 초대형 시장을 PON 장비가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일본 최대 통신사업자인 NTT가 오는 2010년까지 5조엔(약 51조원)을 투자해 3000만 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광가입자회선(FTTH)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KT·하나로텔레콤 등 국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100Mbps급 차세대 VDSL(VDSL2+)를 거치지 않고 바로 광통신 기반의 FTTH 시장으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장비업체들은 일본 및 유럽 수출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차원에서 100Mbps VDSL 단말기 기술을 확보하면서, FTTH 시장으로의 전환에 대비해 PON 장비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텔리언은 이미 이스라엘 파사베(PASSAVE)사의 칩을 이용,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한국보다 시장이 먼저 열리고 있는 일본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 환경에 맞게 장비 규격을 조정중이다.다산네트워크도 다음달 중으로 제품 개발을 완료, 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코어세스, 우전시스텍 등도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0Mbps VDSL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업체들은 신규로 FTTH 연구개발에 전력하면서, 새롭게 브로드밴드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다. 로커스네트웍스는 KT의 WDM 단말기 개발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네트워크통합(NI) 업체인 콤텍시스템도 관련 분야 연구개발에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 이상산 부사장은 “100Mbps VDSL 장비로 초고속인터넷시장을 끌고 가기에는 투자비용 대비 라이프타임이 너무 짧다는 점과 50Mbps와의 실질적인 차이가 거의 없다”며 “아직까지 시장흐름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환경을 감안할 때 IP망 기술인 E-PON, 특히 기가비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GE-PON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텔리언 이덕형 부장도 “현재 일본 통신사업자들과 활발한 필드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단 시장이 먼저 열리고 있는 일본 시장을 공략한 뒤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