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국내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올해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기대에 성과가 못 미친 서비스가 제법 있다. 사업자들은 결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바탕으로 내년 재도약을 기약했지만 아쉬움만큼은 좀처럼 떨쳐내지 못했다.
◇KT의 ‘원폰’=유선매출 감소를 극복할 대안으로까지 손꼽혔던 유무선 결합서비스 ‘원폰(서비스명 듀)’의 부진이 아쉽다. 애초 KT는 시범서비스만으로 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내년 초까지 최대 20만명으로 늘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결과는 11월 현재 가입자 1만명 수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KT는 원폰 사업의 부진 이유로 △정통부의 영업제한 조치 △소극적인 마케팅 △원폰 전용 단말기 출시 지연 등을 꼽았다. KT는 광대역통합망(BcN) 환경에서는 유무선연동 영상전화(MMoIP)나 원폰 등 유무선 통합서비스가 각광받고 내년부터 본격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어서 아직 실망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의 ‘국제전화 005’=하나로텔레콤은 지난 7월 1일부터 국제전화 시장에 진출해 의욕적으로 선보인 005 국제전화도 기대에 못 미쳤다. 기존 다섯 자리 국제전화 00766 대신 세 자리 국제전화 005를 개시하면서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쳐 일단 브랜드 알리기엔 성공했다는 평가다.
일단 통화량 기준으로 10∼15% 늘었지만 하나로텔레콤의 애초 계획에는 못 미친 결과다. 전문가들은 광고를 집행했을 때 통화량이 올라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떨어지는 국제전화 시장의 속성상 단순 통화량 증가를 중시하지 않는다. 후발 국제전화사업자로서 안정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하나로텔레콤의 관계자는 “아직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005 인지도가 경쟁사에 비해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005를 통해 국제전화 4강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위성DMB와 회의통화서비스=SK텔레콤은 알려진 대로 올해 위성DMB를 상용화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픈 부분이다. 위성DMB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 판단한 지상파 재전송이 방송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일본에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빼앗긴 것도 아쉽다.
부가서비스 분야에선 최대 6명까지 동시 통화가 가능한 음성부가서비스 ‘멀티 토크’와 팅별 요금제가 시장 대응에 늦었다고 판단했다. 멀티 토크 서비스는 이동통신 커뮤니케이션이 다자간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유선전화보다 개인용이 수요가 강하고 무선 동시통화 시장이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위성DMB의 경우 정통부가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고 부가서비스는 ‘음성메시지 콜’ 등이 선전해 내년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