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기술력으로 `환율 파고`넘자

원 달러 환율이 7년 만에 최저치인 1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덩달아 추락해 우리 기업들의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가득히나 어려운 수출여건 속에서 그나마 시장을 확대하던 IT수출조차 타격을 받지 않을 까 심히 걱정스럽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환율추락의 여파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감소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들은 이 같은 환율추락에 대비한 비상경영대책을 마련해 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수출기업 39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환율 급락으로 수출기업의 70∼90%가 이미 출혈 수출을 하고 있거나 그런 위기에 직면에 있다고 응답했다. 더욱이 환율이 10% 떨어지면 내년 수출에서 6%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이 60%에 달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일만 하다. 경제연구소나 시중은행의 외환담당자들은 내년 상반기 환율 예상치를 1050원∼108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예상치는 정부가 환율방어에 개입하더라도 하락 대세를 바꾸기는 데는 한계가 있어 수출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환율이 급락하면 물가하락 등의 기대 요인이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 LG 등 대기업들은 내년 경영계획을 수정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수출기업들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평균 1,127원으로 보고 있는데 이보다 더 추락했으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만, 반도체와 휴대전화. 자동차 등은 우리 수출의 효자품목인데 이들의 수출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엄청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도 나름대로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난 2000년에 도입한 수출한 변동보험제도를 통해 환리스크에 노출된 국내 중소기업들이 이를 통해 환 헤지 등 환차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들은 상호협조체계를 구축해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환율 하락세에 대비해 우리는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 대응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달러 약세 기조를 계속할 것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강세인 유로화와 엔화 등으로 거래통화를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등으로 수출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환율하락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우리 제품의 품질과 가격 성능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경우 급격한 수출감소세는 막을 수 있다. 우리가 이번에 닥친 환율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크게 약화할 것이다. 이는 우리 경제의 침체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환율 태풍의 위기를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 수출기업들의 현 위상을 냉철하게 재 점검해 취약한 점은 보완하고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이번 위기가 체질강화의 보약이 될 수 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IT뉴딜정책 등에 박차를 가해 환율하락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환율에 의존한 가격경쟁력만으로 수출을 계속 늘려 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IT기술력과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품질 우위를 바탕으로 환율 하락을 극복하면 우리 경제는 재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