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u음악서비스 `멜론` 기대반 우려반

SK텔레콤이 지난 16일 전격 선을 보인 정액제 유무선 통합 음악서비스 ‘멜론(http://www.melon.com)’을 보는 시장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 유료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SK텔레콤이 관련 시장을 독식해 결국은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월정액으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사용기간 제한)를 동시에 제공하는 ‘멜론’이 기존의 단편적인 음악서비스에 냉담했던 소비자를 불러 모을 수 있는 매력적인 서비스라는 데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해외 음반 직배사 5곳 중 3곳이 음원 사용을 허락한 것도 음원 권리자들이 ‘멜론’에 거는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자들도 ‘월 5000원으로 한 달간 무제한 사용’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멜론’이 당장 유료화 분위기 조성에는 기여하겠지만 기존의 가격 체계를 파괴함으로써 결국은 디지털 음악시장 규모를 줄이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음악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월 정액제 무제한 다운로드가 있는데 누가 곡당 500원씩 내고 음악을 내려받겠느냐”며 “멜론의 성공은 곧 기존 유료 다운로드 시장의 황폐화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음원 권리자들도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어느 쪽에도 적용하기 힘든 ‘월정액 대여’ 개념의 ‘멜론’ 서비스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받을지 고민중이다. 현행 저작권료 징수규정에 없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측은 현재 70여 저작인접권자(음반사)로부터 음원 사용허락을 받았지만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와는 협의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등 저작권 신탁관리 3단체는 17일 오후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서 ‘멜론’ 서비스에 대한 논의를 벌었다.

결국 SK텔레콤의 ‘멜론’ 출시가 음악 콘텐츠의 유료화 가능성을 제시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서비스의 연착륙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방향성은 좋더라도 세부적인 반발을 해결하지 못 한다면 장기적으로 서비스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유료 서비스에 돈을 지불한 의향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월 정액제 대여 서비스’는 소비자의 요구와 권리자의 수익창출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분배 요율이나 가격 등의 세부적인 사안들은 이해 당사자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