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려되는 IT기업 매출 둔화

 내수경기 침체 속에 우리 경제 성장의 핵심축이었던 IT기업들의 3분기 매출이 2분기에 이어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급락으로 최근 우리 기업들의 채산성이 크게 나빠져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상태인데 내실경영으로 비교적 선전하던 IT기업조차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니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세계시장에서 외국기업과 경쟁하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하던 IT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들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자칫 이런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IT기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이 타개책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상장·등록 IT업체 386개사의 올 3분기 매출액은 총 42조9034억원으로 지난 2분기 44조6292억원에 비해 3.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기업의 순익은 2분기 6조191억원보다 15%나 감소한 5조1146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성장세를 유지해 오던 삼성전자와 KT 등 상장 IT기업들이 지난 2분기에 이어 매출이 감소했고 LG전자와 SK텔레콤 등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폭 매출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들 기업 외에 흑자로 전환했거나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도 있다. 대체로 반도체나 통신서비스업체가 비교적 매출과 순이익 등에서 증가세를 유지했고 인터넷업종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3분기 매출둔화는 내수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데다 원자재난과 고유가 등이 겹쳐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일은 어찌할 수 없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나쁜 외부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3분기 매출둔화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기업들이 직면한 내수침체와 원자재난, 고유가 등에 최근에는 환율급락이라는 악재가 하나 더 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 기업들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하락까지 겹쳐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에도 우리 기업들의 채산성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현안을 우리 스스로 개선하지 못하면 기업들은 계속 설비투자나 기술개발 등을 외면할 것이다. 이는 곧 매출감소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IT 뉴딜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계속하지 않으면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은 구호에 그칠 것이다. 심각한 실업난과 제조업 기반 붕괴 등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과 과학기술 입국 등의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것도 경기활성화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한다면 이를 반전시킬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선 정부는 기업들이 도전정신으로 기업 살리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이 설비투자나 신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반기업이 아닌 친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 의욕을 높여야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기업들이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의 신뢰성도 확립해야 한다. 기업활동에 불필요한 규제는 대폭 완화하고 노사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입안중인 IT 뉴딜정책을 이른 시일 안에 확정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진취적인 자세로 투명경영과 기술개발, 전문인력 육성, 품질향상, 차세대 수익모델 개발 등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이런 민관의 노력에 탄력이 붙으면 기업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고 우리 경제를 회생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