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고 12월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PC주변기기 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다. 각 업체는 많은 경품과 이벤트를 마련해 시험이 끝난 수험생들과 연말·연시를 준비하는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업체들 측면에서 보면 이번 기회에 경기 불황으로 인한 판매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행사가 반짝 효과에 그친다는 데 있다.
각종 행사로 매출액이 조금 증가할 수도 있지만 이는 기존 마케팅 방법을 바꾸거나 유통망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 등과 같은 매출을 근본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정확한 답은 아니다. 업체들도 이런 점을 알고 있지만 경기 불황으로 현금 회전이 어려워지면서 판매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인 셈이다.
용산을 비롯한 전자상가의 경기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경기 불황이라는 대전제가 있지만 많은 소비자가 더는 용산 매장을 찾지 않고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한다는 데 있다. 일반 소비자의 구매가 온라인으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전통적 유통구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반 소비자들은 물건을 파는 상인들에 비해 제품에 대한 정보가 약하기 때문에 상인들이 추천하는 상품을 살 수밖에 없다. 상인들이 추천하는 제품이 값 싸고 좋은 제품이라면 달리 할 말이 없지만, 상인들이 추천하는 제품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제품이라는 것은 바로 팔았을 때 수익이 많이 남는 물품들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CPU 등 특정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품목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런 식으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구매 후 실망함이 당연하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정보 부재를 이용하는 상품 판매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구매하는 물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은 점점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다. 인터넷에는 용산 상인들의 판촉과는 다른 기존 구매자들의 조언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외로 간단한 곳에서 출발한다.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 상가를 활성화하는 밑바탕이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