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기기 보급 가속 광대역망 확산 힘써야"

실리콘 밸리의 경영진들은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최근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의 구글 본사 캠퍼스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존 도어 벤처투자자, 테리 세멜 야후 CEO, 존 체임버스 시스코 CEO, 칼리 피오리나 HP CEO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경영진들은 기술·혁신·미국의 국가경쟁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지능형 정보기기 보급 확대 절실=빌 조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창업자는 웹을 사용해 여행 일정을 정리하고 시간을 관리하며 매일 쏟아지는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PDA폰인 ‘트레오(Treo)’와 같은 지능형 기기가 모든 사람들에게 보급되는 시대를 기대했다. 그는 “늘어나는 정보에 의해 생활이 압도당하고 있다”며 “정보의 혼란으로부터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뭔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차세대 최고의 기기는 분명 개인용 기기”라며 “내가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아이팟 같은 기기에 모두 집어넣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기술은 앞으로 5∼10년 후 가능하겠지만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무선이 정보 욕구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 확대 필요=참가자들은 대체로 초고속 인터넷 보급 확대가 선결 과제라는데 동감했다. 미국의 광대역망 보급률은 50% 미만으로 한국과 같은 나라에 뒤져있는 상황이기 때문.

테리 세멜 야후 CEO는 “한국 같은 나라는 완전히 광대역화돼 있다”며 “광대역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존 도어 벤처투자자는 미국의 광대역망 보급이 늦은 이유로 방대한 영토·높은 물가·상충되는 정부규제 등을 꼽았다.

하지만 빌 조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 창업자는 여러 지역에서의 시장 경쟁 부족이 초고속 회선 공급 확대를 지연시켜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 고위층이 광대역 확대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케이블 업체와 전화회사간 치열한 시장경쟁이 부족해 광대역이 확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폴 오텔리니 인텔 사장은 무선 기술 덕분에 초고속 인터넷을 세계 모든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대를 상상했다. 존 도어 벤처투자자는 자신이 속한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 바이어스가 몇몇 무선 기술 관련 업체에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국가 경쟁력 높여야=미국의 국가 경쟁력도 수차례 언급됐다. 실리콘밸리 경영진들은 예전에 여러 차례 주장했듯이 미국은 교육개선에 대해 더 많이, 더 현명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CEO는 “미국 교육이 뒤처지고 있다”며 “중국은 컴퓨터 공학 전공 대졸자 비율을 25% 이상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최대의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구글이 주최하고 기술산업 옹호단체인 테크넷이 주관했으며 PBS 방송의 찰리 로즈가 사회를 맡았다. 회의 내용은 이번 주부터 채널9 KQED 방송에서 4개 부분으로 나뉘어 자정에 방영된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