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번호 VoIP사업자 제재 움직임에 업계 "내년까지 유예를"

정통부가 050 개인번호(평생번호)를 인터넷전화(VoIP) 역무 제공하는 사업자에 시정조치를 내릴 움직임을 보이자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유예를 주장하고 나섰다. 또 인터넷전화 별정사업자들은 통합메시징서비스(UMS) 번호(0303)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조바심을 냈다.

22일 정통부는 050번호를 인터넷전화 기반의 영상전화와 음성전화 서비스의 착신번호로 이용하는 KT와 하나로텔레콤에 대해 조사를 착수하고 사실 확인을 거쳐 시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통부는 “050 평생번호를 인터넷전화 서비스에 사용하면 목적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통신번호 체계에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으며, 국가번호자원 정책의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해 통신사업자는 070번호로 허가 또는 등록받아야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와 하나로텔레콤은 기간통신사업자가 070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내년까지 결정을 유예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KT는 지난주 영상전화 서비스(올업프라임)를 시작하며 0503 번호를 부여했고 하나로텔레콤은 2002년부터 자사 시내전화를 쓰면서 초고속인터넷은 타사(KT 메가패스, 두루넷 등) 사용하는 이용자에 대해 0506번호를 부여해왔다.

KT 관계자는 “아직 정통부의 시정조치 명령이 나온 게 아니고 정책도 확정되진 않았지만 070 서비스가 본 궤도에 오르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해 일시적으로 평생번호로 이용하려 했다”며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인터넷전화 번호를 부여할 때까지 미룰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로텔레콤 측도 “평생번호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5500명 정도이지만 070 번호 정책이 확정된 이후에 번호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070을 부여하는 내년 하반기까지 조치를 미룰 수 있도록 정통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통합메시징서비스(UMS) 번호인 0303을 이용, 인터넷전화의 착신번호를 부여해온 별정사업자들은 정통부의 050 평생번호 제재조치가 030에 대한 제재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업계는 인터넷전화 착신번호의 약 60%가 0303을 이용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UMS는 VoIP뿐만 아니라 메시지, 그룹관리 등을 제공해 050 평생번호와는 다르다”면서도 “정부의 시정조치가 있으면 사업기반이 흔들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통부는 “아직 UMS 번호에 대한 조사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