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최대 크기인 8000만원대 71인치 PDP TV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LG전자의 이번 제품 양산은 국내 기술로 대형 PDP TV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71인치는 현재 생산되는 TV 중 가장 큰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이것보다 큰 80인치 PDP TV를 개발했지만 양산은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생산을 계기로 2005년까지 PDP 모듈 부문에서 세계시장 29%, 2006년까지 PDP TV 부문에서 세계시장 20%를 점유해 두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른다는 전략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북미지역의 디지털 TV 시장을 놓고 우리 기업과 외국 업체 간 패권다툼이 치열한 상황에서 LG전자가 고가제품을 내놓고 디지털 TV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LG전자는 이를 계기로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위상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PDP TV 는 고기능 첨단제품일수록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다. LG전자가 이 분야 선점에 성공한다면 차세대 TV 시장 강자로 충분히 위상을 확립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세계 PDP TV 시장은 해마다 큰 폭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유망 분야다. 2003년 170만대였던 PDP TV 시장 규모가 올해는 350만대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630만대, 2006년 1000만대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중 30% 가량을 북미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05년 아날로그 방송을 전면 중단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미국 중심의 북미 시장 공략은 중요하다. 일단 이번에 LG전자가 양산에 나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셈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LG전자는 부단한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철저한 사후관리로 세계 디지털 가전시장의 최대 주주 자리에 올라서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기술력이 외국에 비해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외국 업체들도 손 놓고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가격인하를 통해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선점하는 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관건은 제품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은 그래서 필요하다. 소비자는 같은 품질의 제품이면 당연히 가격이 싼 제품을 찾기 마련이다. 원가관리에 만전을 기해 가격을 최대한 내리고 제품 품질은 더 좋게 할 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역별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해 현지인 취향과 구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관세 부담을 줄이면서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지역 유수업체와 제휴하거나 제품 공동개발, 상호구매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특허분쟁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수립해 놓아야 한다. 지금은 기술이 곧 특허고 특허는 곧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잦은 특허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기업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을 예고한다. 특허정보를 활용해 연구개발 구상단계에서 특허등록 시점까지 지속적인 정보수집 노력을 하면서 독자기술 개발로 특허권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지속적인 기술개발, 품질향상, 가격경쟁력, 글로벌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수요를 계속 늘려 나가는 일이다. 그렇게 해야 LG전자는 PDP TV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고 그 자리를 오래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