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셋톱박스 공동구매가 공급조건으로 ‘초기 2년간 물량 300만대에 가격 10만원’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늦어도 다음주 중 SO 사장단이 모임을 갖고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O 디지털셋톱박스 공동구매 추진팀은 최근 워크숍을 갖고 공동 구매를 위한 초안을 마련했다. 추진팀은 SO 사장단 회의에서 이달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경우 다음달 초 입찰제안서(RFP)를 내고 연내에 디지털셋톱 공급 업체 선정까지 마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11월 8일 5면 참조>
구매 대상의 경우 미들웨어, 케이블카드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은 제외시킨 하드웨어 박스만을 대상으로 하며 목표 물량은 2년간 300만대, 가격 10만원을 제시할 계획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3000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공동구매가 성사될 경우 국내 셋톱박스 시장 구도 자체를 바꿀 대규모 입찰이 될 전망이다. 셋톱공급업체를 단수 또는 복수로 할지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바 없으나 경우에 따라선 단수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간은 구매 계약을 맺고 생산·공급이 시작되는 시점이 내년 5월∼6월께로 예상되는만큼 2007년 5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O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하드웨어 박스 가격만 대당 20만원정도 하는데 미국 SO들은 이를 60달러∼70달러선에서 구매·공급한다”며 “SO의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데 대부분의 SO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셋톱박스업체의 관계자는 “이번 공동구매는 디지털전환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입찰제안요청서(RFP)가 오면 주요 부품업체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케이블방송사업자별 다른 소프트웨어 포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그만큼의 물량을 소화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동구매 프로젝트에는 태광산업 계열의 복수SO(MSO),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큐릭스, 드림씨티, 온미디어 계열 MSO 등 주요 MSO와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사업자인 KDMC·BSI, 전국개별SO발전연합회 소속 30개 SO가 모두 참여 중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