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반 디지털TV 서비스에 美지역전화사업자들 올인

미국의 지역 전화사업자들이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TV 서비스에 올인했다.

22일(현지시각) C넷에 따르면 SBC커뮤니케이션스·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벨사우스·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등 지역 전화사업자들은 인터넷 기반 TV 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배경=이는 케이블산업과 전화산업간 영역이 사실상 붕괴되고 음성전화 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컴캐스트·콕스커뮤니케이션스 등 케이블 사업자들이 인터넷 전화(VoIP)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데 반해 전화사업자들은 케이블사업자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경쟁적으로 IP TV 서비스를 제공키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은 인터넷이 처음 소개되기 시작할 때부터 예상됐지만 최근 광대역 서비스 및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급성장하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의 짐 펜훈 애널리스트는 “케이블사업자의 VoIP 사업 진출이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지역전화사업자들의 TV 서비스 제공 움직임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막대한 투자 불가피=TV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기존의 구리선 네트워크를 광케이블 네트워크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기존의 네트워크는 고화질 TV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화사업자들의 막대한 투자는 불가피하다.

버라이존은 현재 네트워크를 광케이블 네트워크로 100%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8억달러를 투자해 100만 가구에 초고속 광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버라이존은 네트워크 전환 작업이 완료되면 100M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미국 주요 도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급부상=그러나 버라이존과는 달리 다른 전화사업자들은 기존의 구리선 네트워크와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100% 광케이블로의 전환은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는 각 가구가 위치한 거점까지는 광 네트워크를 사용하되 각 가구로 들어가는 회선은 기존 구리선을 계속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ADSL·VDSL 등 새로운 기술 덕분에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SBC는 네트워크 장비 업체 알카텔과 손잡고 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17억달러를 투자한다. 그러나 SBC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를 적용해 각 가구의 인근 거점까지만 광케이블을 구축하고 각 가구에는 VDSL 기술을 적용한 구리선 네트워크를 사용할 계획이다. SBC는 이를 통해 20∼25Mbps의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벨사우스·퀘스트도 VDSL 기술을 적용, 기간 통신망만 광케이블로 업그레이드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등장=지난 주 SBC와 TV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TV산업 진출에 물꼬를 텄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같은 상황을 가속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TV 소프트웨어 분야를 주도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200억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SBC와의 계약에 앞서 11월 초에는 컴캐스트와 손잡고 TV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시작해 케이블 사업자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TV사업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는 사람들이 인터넷 TV가 색다른 서비스라고 여기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