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부가 5㎓대역의 무선랜 주파수 분배를 고시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5㎓ 대역에서도 무선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사진은 공항에서 무선랜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정부가 최근 5GHz대역의 무선랜 주파수 분배를 고시함에 따라 본격적인 54Mbps 시대가 개막됐다.
정통부는 최근 5GHz대역의 무선랜 주파수로 5150M∼5350MHZ(200MHz)와 5470M∼5650MHz(180MHz) 등 총 380MHz 분배를 고시한 데 이어, 오는 12월 초 의견 수렴안을 발표한 뒤 늦어도 12월 말까지 관보에 기술 관련 사항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최종 기술안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권고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2.4GHz 대역 외 5GHz 대역에서도 누구나 허가 또는 신고 없이 무선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5GHz 무선랜이란=기존 2.4GHz 무선랜에 비해 속도와 가입자 수용 규모가 5배 이상 늘어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최고 11Mbps 속도인 2.4GHz 무선랜에 비해 5GHz 무선랜은 최고 54Mbps로 5배가 빠르다. 또 유선랜 ADSL(4Mbps)에 비해서는 10배 이상 빠르다. 특히 5GHz 무선랜은 주파수 대역폭도 넓어 동시에 가입할 수 있는 가입자 수가 20명에 불과한 2.4GHz와 달리 최고 100명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5GHz 무선랜이 보편화되면 핫스폿 지역에서 접속자 수가 많아질 때 속도가 느려지거나 끊기는 현상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 대용량의 인터넷방송, 게임 등 멀티미디어를 무선으로 즐길 수 있게 되고 가정에서는 홈게이트웨이에 사용할 경우 30m 거리에서 HD급 TV를 무선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즉 5GHz 무선랜 주파수 대역 할당은 무선 고화질 영상서비스는 물론 각종 무선 AV 기술, 통신사업자들의 무선 데이터 사업 영역 확대, 값비싼 이동전화 무선인터넷을 결합한 서비스 활성화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의 무선랜 전성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5GHz로 ‘시장 재편’=데이터 속도가 빠르고 허용 가입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2.4GHz는 점차 5GHz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듀얼모드가 안 되는 대역의 경우 기존 무선랜 가입자들은 5GHz용 무선랜 카드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불편도 있고, 요금도 비싸질 가능성도 있다. 또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도 현재 설치한 액세스포인트(AP)를 전면 교체해야 하는 등 투자가 따라야 한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2.4GHz와 5GHz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듀얼밴드 형태의 제품이 대부분 보급됐고, 다양한 부가서비스 창출 등 우려보다는 관련 시장 활성화의 순기능이 훨씬 클 전망이다. 2.4GHz 무선랜은 현재 KT가 ‘네스팟’, 하나로텔레콤은 ‘하나포스 윙’, 데이콤은 ‘에어랜’ 브랜드로 전국에 핫스폿을 구축했다.
◇산업활성화 기여 ‘기대감’=5GHz 대역의 무선랜 주파수 분배는 2.4GHz에서의 좁은 대역폭 문제와 느린 속도를 개선, 무선 홈네트워킹 시대를 열고 이동통신(CDMA)망과 연결해 저렴한 무선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새로운 무선 인터넷 시대를 열 전망이다.
디지털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무선 고화질 영상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으며, 대역폭이 넓고 전송속도가 높기 때문에 여러 사용자가 한번에 접속해도 전송속도나 전송량이 떨어지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
또 이번 5GHz 무선랜을 비허가 대역으로 분배한 만큼 통신사업자들의 무선 데이터 사업 응용이 더욱 용이해졌다. KT·하나로텔레콤 등 초고속무선인터넷 사업자들은 전국 2만개 수준에 머물던 무선 핫스폿 보급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터 전송량이 높은 만큼 주문형비디오(VOD) 등 서비스 영역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입장에서는 계륵으로 여겨졌던 무선랜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이외에도 값비싼 이동전화 무선인터넷을 무선랜과 결합한 ‘네스팟 스윙’ 등의 서비스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역폭과 전송속도 측면에서 휴대인터넷, 이동통신 등 다른 서비스와 경쟁 혹은 보완관계를 형성하며 막대한 시장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향후 모든 통신의 주요 축으로 무선랜이 급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