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무선망 개방후속 조치 합의로 내년부터 포털 및 콘텐츠제공업체(CP)들의 무선인터넷 시장 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콘텐츠 자율 심의에 대한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내년부터 CP들의 입지가 대형포털에 비해 좁아들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망 개방 준비 작업이 가시화되고 콘텐츠 자율심의체제가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반기 대비 신청 건수 3배 이상 증가 = 무선인터넷용 콘텐츠 검증기관인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와 체결해야 하는 왑(WAP) 게이트웨이 이용약관 신청 이전에 획득해야하는 콘텐츠 자율 심의 신청 건수가 상반기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접수현황을 보면 그동안 신청 접수 건이 20∼30건에 머물렀으나 이달중순까지 60개 회사가 100여 건의 무선 콘텐츠에 대해 자율 심의를 신청했다. 유형별로는 벨소리·캐릭터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경품·이벤트 제공 등 상거래 관련 콘텐츠·게임·커뮤니티·정보제공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 9월 이후부터는 신청 기업이 1개월에 10개 이상씩 늘어나는 등 증가세도 눈여겨 볼 만하다.
◇왜 늘어났나=이같은 증가세에 대해 KIBA 측은 내년 본격적인 무선망 개방을 앞두고 중소 CP들이 사전 준비 작업에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실질적으로 무선 콘텐츠 자율심의 이후 이동통신사와 WAP게이트웨이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에 착수한 CP도 올 상반기 4, 5건에서 10여 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규모 CP들은 당장 서비스에 나서지 않더라도 미리 무선 콘텐츠에 대한 자율 심의 관문을 거친 후 대형 유선 포털들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자율 규제 확산 과제 =KIBA는 지난 상반기 콘텐츠 심의규정의 자율성을 강화한 이후 CP들의 참여폭도 점차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심의 대상 콘텐츠들이 증가하면서 자체심의를 추진하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KIBA 자율규제 기준 간의 형평성 문제 는 당장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동진 KIBA 기획관리실장은 “현재 KIBA나 SK텔레콤은 기존 정보통신윤리위원회나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의 심의 기준 등을 준용해 나름대로 기준에 따라 내부 심의를 시행 중”이라며 “아직까지 심의 대상이 벨소리 등 선정성이나 반사회성과는 거리가 있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 무선망 개방이 본격화되면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적절한 자율 규제의 틀을 보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