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기준으로 고용의 6.5%, 부가가치의 11.7%, 투자의 21.7%, 수출의 32.4%였으며 그 비중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홈네트워킹,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IT서비스 등 미래 신성장 사업과 연계해 범국가 IT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와이브로는 조만간 가시화될 미래사업으로, 휴대형 단말기를 이용해 이동중에도 인터넷에 접속, 고속으로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서비스다. 내년 2월 사업자가 선정되면 하반기에 시범서비스, 2006년 상반기에는 상용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정부·연구소·제조업체·학계 등과 협력해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와이브로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인 코넷 기반의 올 IP(All IP)망을 갖추고 있고, 무선망 설계 툴과 TDD 중계기 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또 공중 무선랜 서비스인 네스팟, 이동통신 연동, 신개념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 도입 등을 통해 기존 자원을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개발 여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와이브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고객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은 서비스 이용의 편리성, 세련된 단말기, 저렴한 통신비와 믿을 수 있는 품질 등을 요구한다. 가령 주머니에 여러 대의 단말기를 넣고 다녀야 한다면 현재의 이동통신 서비스처럼 확산되기는 어렵다. 이동통신, 인터넷 등을 하나의 단말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PDA형 복합단말기 보급과 수명이 짧은 배터리의 용량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또한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량에 따른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하고 메가패스, 이동통신,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과 결합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 영화, 게임, 영상메일, 위치기반서비스(LBS), 그룹 영상채팅 등 다양한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 제공도 병행해야 한다.
둘째,통신사업자의 일관된 사업 추진 의지가 절실하다. IMT2000의 예를 보면 통신사업자들이 힘들게 사업권을 확보하고도 EV DO와의 차별성 미흡, 투자 지연 등으로 사업 추진이 제때에 이뤄지지 않아 사업을 함께 준비했던 많은 중소업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부터는 일부 사업자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자를 약속한 상황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본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IMT2000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자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셋째, 사업자와 제조업체 간에 상호 윈윈(Win-Win)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사업자 간 경쟁이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성공 신화를 창조했듯 선의의 경쟁과 투자효율성이 주요 관건이 될 것이다. 사업자, 제조업체, 연구소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성능개선과 서비스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넷째, 서비스 수출로 세계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침체된 국내 IT시장을 활성화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화 분야에서 해외 주요 사업자와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시장 창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노력이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와이브로가 세계화할 수 있는 방편임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현안에 대해 누가 더 착실하게 준비해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와이브로 성공의 관건이다. 국민편익 증진과 국내 산업 육성, 고용 창출을 통해 IT839 전략을 현실화하고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라는 또 하나의 성공신화 창출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황호탁 KT 차세대휴대인터넷사업본부 상무 hthwang@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