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려던 미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계획이 전화사업자들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24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와이파이(WiFi) 무선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계획했던 필라델피아시가 속해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의회는 지방자치단체나 주 정부 등의 통신 서비스 제공은 불법이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광대역 통신 서비스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시의 통신 서비스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며 펜실베이니아 주의 이번 판례는 유사한 통신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던 미국의 다른 도시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황=미국 10여개의 도시가 현재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3개월 전 필라델피아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몇몇 도시들이 시민들에게 와이파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된 인프라가 지역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주 전화사업자인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와 벨사우스,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등은 세금 면제 혜택을 받게 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불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된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끊임없는 반대 로비 활동을 펼쳐왔다.
◇쟁점=전화사업자들은 지방자치단체와의 경쟁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라이존의 대변인인 에릭 라브는 “세금 면제 혜택을 누리면서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미 무선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한 전화사업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화사업자들의 주장을 일축한다. 지방정부를 대변하는 변호사인 제임스 발러는 “전화사업자들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늑장을 부려 미국의 광대역 네트워크 기반이 다른 나라보다 뒤떨어지게 됐다”며 “다른 나라들이 하는 것처럼 지방자치단체가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주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망=지방자치단체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제공 불법을 골자로 하는 펜실베이니아주 법안은 주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 현재 주지사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상원과 하원을 일사천리로 통과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안이 최종 승인되면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하던 미국 다른 도시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