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먹여 살려 온 수출. 그 수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기업·기업인에 대한 시상식이 26일 개최된다.
올해 수출의 탑 수상 명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하이닉스반도체. 생사의 기로에까지 섰던 이 회사는 수출의 탑 가운데서도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는다.
이 소식을 접한 하이닉스 임직원의 감회는 지난 2002년을 되돌아보게 한다. 4월 31일 하이닉스 이사진은 만장일치로 국내 채권단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간에 교환된 매각 양해각서를 부결시켰다. 마이크론과의 매각건은 무산되고 정상화 이후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에 따라 하이닉스는 독자 생존의 길을 걸었다.
이후 하이닉스는 자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적은 투자, 수율 향상’이라는 상반된 논리를 감내하는 엔지니어들의 피와 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일궈냈다. 그리고 지난 95년 수상했던 수출의 탑에 10년 만에 다시 도전해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상을 받게 된 것이다.
하이닉스 임직원의 감회가 남다른 것은 거의 투자가 불가능한 비정상적 경영환경에서 ‘시련을 딛고 일군 탑’이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투자만으로 해외 경쟁업체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적’들을 만들었고,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 위상까지 갖추게 됐다. 이제 더 이상 하이닉스는 매각을 위해 정상화를 추진하는 기업이 아니다. 한국 메모리산업의 균형있는 양대 축으로 굳건한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하이닉스에는 계속 낭보가 날아들고 있다. 흑자전환, 세계 메모리 순위 2위 도약 등은 물론이고, 이를 시샘하는 경쟁업체들의 견제까지도 터무니없는 트집임이 드러나고 있다. 더욱이 또 하나의 위협으로 존재했던 일본 업체들의 상계관세 문제 제기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계속되는 흑자로 하이닉스는 점차 체력을 비축해 가고 있다. 정상적인 기업환경에서 한국 최고의 수출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디지털산업부=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